영화 <아무르>(Amour)는 은퇴한 80대 음악가 부부인 '안'과 '조르주'의 노년을 그린 작품이다. 남편과 같이 아침식사를 하던 '안'은 경동맥이 막혀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수술 후 오른쪽 반신이 마비된 상태로 퇴원을 하게 된다. '안'은 병원에 가기를 거부하고 '조르주'는 늙은 몸으로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간호한다. 그렇게 외롭게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아내를 간호하던 '조르주'는 결국 아내를 베게로 질식사시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영화<아무르>는 얼핏 보기에는 병든 아내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 애절한 황혼의 러브스토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이 '퍼니게임'으로 남다른 폭력의 미학을 스크린 위에 펼쳐낸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화<아무르>는 노부부의 삶을 그린다는 점에서는 영화<죽어도 좋아>나 영화<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같은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결말은 사뭇 다르게 진행된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영화<아무르>에서 결국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인정받기 힘든 굴욕적인 삶을 보내는 아내를 위해 아내를 죽이는 길을 선택한 '조르주'의 모습을 통해 그 어떤 사랑보다도 슬프고 진한 사랑을 선보이는 동시에, 삶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아무르>는 2012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2009년 영화<하얀 리본>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한 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됐다. 황금종려상을 2회 수상한 감독은 미카엘 하네케를 비롯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1974년 '컨버세이션', 1979년 '지옥의 묵시록'), 이마무라 쇼헤이(1983년 '나라야마 부시코', 1997년 '우나기'), 에밀 쿠스타리차(1985년 '아빠는 출장중', 1995년 '언더그라운드), 다르덴 형제(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에 이은 다섯 번째 기록이며, 켄 로치 감독이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이어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으며 모두 여섯 명이 됐다.

영화<아무르>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외에도 2013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여우주연상(엠마누엘 리바) 등 다섯 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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