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오 행정학박사

일본은 2014. 5월 생산성본부 일본창성회의(日本創成會議)에서 소멸(消滅)가능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발표하여 ‘지방소멸론’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지방소멸이란 개념은 마스다 히로야가 쓴 ‘지방소멸’이란 책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마스다는 가임기의 젊은 여성인구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줄어들면 향후 30년 이내 일본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이 소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베 정부는 이러한 심각한 사회분위기를 인식하고 인구감소와 수도권 집중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방창생(地方創生)전략을 국가과제로 선정하여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방창생전략의 기본방향은 마을·사람·일자리의 창생과 선순환이다. 일자리가 사람을 모이게 하고, 사람이 다시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고 지탱함으로써 지역의 활력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방에 안정된 일자리의 창출이다. 2020년까지 지방에 젊은 세대를 위한 30만 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인재 육성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지방으로 새로운 사람들의 이주를 늘리는 것이다. 2020년까지 도쿄지역에서 지방으로의 전출을 4만 명 늘리고, 지방에서 도쿄로의 진입은 6만 명 감소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방이주 희망자의 지원체계를 강화하며, 기업의 지방거점 강화와 지방채용을 확대하고, 지방대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셋째,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육아의 희망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결혼희망률을 현재 68%에서 80%로 높이고, 부부 당 자녀수를 2.12명에 95%가 도달토록 하며, 출산 후 직장에 복귀하는 여성비율을 늘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젊은 세대의 고용정책을 강화하고, 임신·출산·육아의 지원을 강화하며,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는 것이다.

넷째, 지역 간의 광역 연계이다. 즉 지역의 소규모 거점의 형성, 주변 도시와의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지방도시에서 경제 생활권을 형성하고, 대도시권에서 안전한 생활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방창생전략은 2015년부터 추진하여 사업효과는 아직 미지수이다. 2014년에 합계출생률이 1.42명으로 최저였으나 2015년에는 1.46명으로 증가하였고, 연간 출생자수도 전년에 비해 다소 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방소멸의 위험 가능성이 빠르게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데이빗 콜먼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 국가 1호는 한국일 것이라는 비극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박사는 ‘지방소멸위험지수’라는 개념을 만들어 우리나라 상황을 분석했다. 가임기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나눈 값으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산출하였다. 산출 값이 1.0이하이면 인구쇠퇴 주의단계, 0.5이하이면 인구소멸 위험단계라고 설정하였다. 이를 적용한 결과 2016. 7월 기준으로 전국 226개 시·군·구 중 36.9%인 84곳이 산출 값 0.5이하로 소멸위험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483개 읍·면·동은 2,242개(64.4%)가 1.0을 밑돌았고, 소멸위험수준인 0.5이하인 곳도 1,383개(39.7%)로 나타났다. 함평군은 소멸위험 수준인 0.5에 훨씬 못 미치는 0.24로 전국에서 12번 째 소멸위험지역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역소멸의 문제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정책과 사회시스템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본의 지방창생을 위한 지원정책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방쇠퇴를 국가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국가미래전략 차원에서 지역 활성화 정책을 핵심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지역 활성화를 위하여 기존의 법령을 재정비하여 콘트롤 타워와 행·세·재정적 지원제도 등 강력한 추진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소멸위험 정도가 높은 지역을 ‘지역활성화특구’로 지정하여 지방특성에 맞는 활력회복과 규제개혁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특히 젊은 여성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매력적인 일자리, 문화와 여가시설, 살기 좋은 주거환경, 출산·양육·교육 등에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의 중대한 상황을 맞고 있다. 우리 함평은 더욱 심각한 상태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의회와 집행부, 시민사회와 사회단체, 군민과 출향인 등 모든 함평인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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