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6월은 ‘눈코 뜰새’가 없었다. 보리를 베야 하고, 양파를 캐야하고, 마늘을 캐야한다. 논에는 모를 심어야 하고, 밭에는 2모작을 해야 한다. 함평의 들녘도 80년대 초반까지 그랬다. 오죽했으면 한 때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보리베기 봉사활동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일손을 도우라고 3일 내외의 방학까지 했겠는가. 학생들이 6월에도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영농의 기계화였다. 모심는 이앙기가 나오고 보리 베는 콤바인이 나오면서부터다. 그러나 아직도 기계화가 더딘 농사가 양파농사다. 그래서 6월에 각급 기관, 단체에서 나가는 농촌 일손 돕기 현장도 대부분이 양파 수확 현장이다.

양파 수확을 위해서 인부를 구해보지만 지금의 농촌에는 일할 만한 사람이 없다. 농번기여서 어쩔 수 없이 구하는 인부의 평균 연령도 70대다. 그래서 양파농사를 포기하겠다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벼농사는 10ha 정도의 논농사는 부부끼리도 거뜬히 해 나간다. 벼농사의 기계화가 거의 완벽히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것이다. 양파농사도 기술적으로 기계화가 더딘 것은 아니다. 양파농사를 하는 농가들의 기계화 수용이 더딜 뿐이다. 양파 주산지로서 날리던 명성을 무안에 양도 했지만 우리 함평지역은 지금도 무안, 합천과 함께 우리나라 양파의 3대 주산지다.

양파 농사의 일손부족 해소와 생산비 절감을 위해 함평군에서는 2014년부터 양파농사의 기계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우리지역의 양파재배면적은 약 810ha인데 금번 6월 기계 재배로 수확한 면적이 52ha에 달했다. 양파 농사의 기계 작업은 전 과정이 가능하다. 재배지 비닐피복, 양파 묘 이식, 수확 시 양파 순자르기, 양파 캐기, 양파 담기 등 많은 노동력이 소요되는 과정이다. 양파기계재재연구회원으로 양파농사를 기계화로 하고 있는 농가에 의하면 생산비가 50%이상 절감되며 기존 재배 면적의 배 이상 재배면적을 늘릴 수 있었다고 한다. 양파 재배 농가 마다 소규모 면적, 농지 환경 등 저마다 사정은 있지만 양파농사의 기계화 수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양파 농가의 현실적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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