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전, 토사구팽(兎死狗烹)등 예로부터 속담과 사자성어에 자주 등장하는 멧토끼는 동요 ‘산토끼’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며, 과거 초등학교시절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한번쯤은 참여해 보았을 어린 시절 토끼몰이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를 것이다.

토끼목 토끼과에 속하는 멧토끼(Lepus sinensis coreanus)는 산토끼라고도 불리며, 전국의 야산, 평야, 농경지와 산악 산림지대에 이르는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 토끼이다. 낮은 지대에서 높은 지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분포하지만, 주로 해발고도 500m 이하의 야산에 서식하며, 1,000m 이상의 산에는 서식밀도가 매우 낮다. 특별히 보금자리는 만들지 않고 풀밭과 관목림, 듬성듬성한 소나무 숲 등에 살며, 습한 곳보다는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초식성 동물로 나무껍질이나 연한 가지와 풀 등을 주로 섭식하지만 식물의 종자나 줄기, 작은 관목들의 뿌리 등도 즐겨 먹는다.

토끼류 가운데 중소형으로 몸무게 약 2~3㎏, 몸길이 42~50㎝, 귀길이 7~9㎝, 뒷발길이 11~13㎝, 꼬리길이 5~7㎝ 정도이다. 멧토끼의 앞발가락은 5개이며 뒷발가락은 4개로, 앞발가락은 긴 발톱이 털 속에 가려져 있어 땅을 팔 때 유용하게 사용한다. 귀는 크고 뒷다리가 앞다리에 비해 길게 발달해 있으며, 몸의 털은 대체로 회색으로 허리와 꼬리는 엷은 회갈색이다.

무리를 짓지 않고 홀로 생활하는 멧토끼는 땅의 오목한 곳을 이용하여 1년에 2~3회 번식하며, 한 배에 보통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집토끼는 태어나서 털이 생기지만 갓 태어난 멧토끼 새끼들은 뱃속에서부터 털이 보송보송 나 있는 상태로 태어나며, 태어난 즉시 눈을 뜬다. 토끼의 눈이 빨간 이유는 망막에 색소가 없어서 혈관 내 핏빛이 비쳐 보이기 때문이다. 흔히 멧토끼는 눈을 뜨고 잔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언제나 쫓기는 처지이므로 거의 잠을 자지 않고, 밝은 귀로 늘 경계하는 멧토끼는 하루에 30분 정도밖에 잠을 자지 않는다.

멧토끼는 보통 기다란 귀를 쫑긋 세워 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있으며, 귀가 발달해 멀리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도 정확하게 알아듣는다. 또한 자신의 보호색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어 포식자나 사람이 접근하면 최대한 숨어 있다가 매우 위급하다고 판단되었을 때 갑자기 뛰어 도망간다.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던 멧토끼가 지금은 아주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는데, 이는 생태계의 평형이 깨어진 상태라 볼 수 있다.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되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안전한 서식환경이 조성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인 주변 환경은 많이 변화되어 멧토끼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멧토끼가 우리주변에서 멸종에 이르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으로, 우리 모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생물다양성 유지에 적극적인 실천과 행동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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