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권진주필

청년이라고 한다. 동네에서는 청년이라고 한다. 환갑 진갑이 넘은 분도, 내일 모레가 칠순인 분도 청년이라고 한다. 농담 반에다 진담 반을 섞어서 다들 청년이라고 하는데 몇 세까지를 ‘청년’이라 해야 하는가. ‘청년’의 나이는 고무줄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청년’은 15세 이상 29세거나 15세 이상 34세 이하다. 우리나라 정당원으로서 ‘청년’ 나이의 상한선은 새누리는 만45세 미만, 더민주는 만45세 이하, 국민의당은 만40세 미만이다. 전라남도 도민으로서 ‘청년’은 만18세 이상 39세 이하지만, 도민 중에서도 영광군민의 ‘청년’은 만19세 이상 45세 이하이며, 장흥군민과 곡성군민의 ‘청년’은 만19세 이상 49세 이하다.

‘청년’의 나이는 법에 따라 다르다.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시행령’에서 ‘청년의 나이’를 규정한 제2조를 보면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제2조제1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이란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동법 제5조제1항에 의거하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이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는 경우에는 15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고 되어있다. 「전라남도 청년발전 기본조례」 제3조 용어의 정의를 보면 ‘청년’이란 만18세 이상 39세 이하를 원칙으로 하되, 개별사업의 성격, 그 밖의 관계 법령의 규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한다고 되어있다. 곡성군의 「곡성군 청년발전 기본조례」와 장흥군의 「장흥군 청년발전 기본조례」에 의하면 두 군은 만19세 이상 49세 이하가 ‘청년’이다. 영광군은 「영광군 청년발전 기본조례」를 보면 만19세 이상 45세 이하가 ‘청년’이다. 함평군민은 조례 등으로 정한 ‘청년’의 나이는 없지만, 지역의 읍․면 청년회 회원은 대개 55세를 기점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우리 지역에서 청년들의 지역사회 참여는 느슨하다. 지역에 청년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청년들이 지역단체나 특정분야에서 활동을 꺼리는 것은 우선 심한 나이 차이에 있다. 큰 형님뻘이나 아버지뻘이 되는 분들과 함께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함께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뜻을 모으면 해법은 있다. 예를 들면 모임 내에서 청년들만의 소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를 하면서 조금씩 접근을 하면 연배의 격차도 지워진다고 본다. 다양한 세대들이 모여서 함께 해야 서로 배우는 것이 많다. 청년들이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세대간의 격차로 어르신들이 많은 모임에는 아예 접근을 하려고 않는 것이다.

전라남도와 곡성군‧장흥군‧영광군이 제정한 청년발전 기본조례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청년정책에 관한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수립‧시행. 청년정책 연구.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청년의 참여확대. 청년의 능력개발. 청년의 고용확대 및 일자리 질 향상. 청년의 생활안정. 청년문화의 활성화. 청년의 권리보호. 청년시설의 설치․운영. 청년정책의 시행에 기여한 사람 또는 기관․단체에 대한 재정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영광군은 청년발전 기금 100억원 조성에도 착수 했는데 청년기금 조성안을 골자로 하는 ‘청년발전 지원조례’도 오는 16일 열리는 영광군의회 정례회에서 의결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라남도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의 기치를 들었지만, 이처럼 군단위 지방자치단체에서 ‘청년’에 관한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나아가 영광군처럼 ‘청년’에 관한 지원조례까지 제정하려는 것은 지역에 그만큼 ‘청년’이 없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이 ‘청년’이라는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든든한 둑이 ‘청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청년’은 지역의 미래다. 기둥이다. 에너지다. 희망이다.

그렇기에 지역민은 바란다. 거주하는 ‘청년’이 계속 거주하는 지역, 나갔던 ‘청년’이 다시 돌아오는 지역, 지역 내에서 ‘청년’이 계속 유입되는 지역이길 바란다. ‘청년’이 지역일꾼으로 참여하는 지역, ‘청년’이 허리역할을 하는 지역, ‘청년’이 가족을 이끌어가는 지역, 청년이 노년을 설계하는 지역이 우리지역이길 바란다. 함평군민이 바라는 지역을 위해서는 우리 함평에서도 ‘청년’을 말해야 한다. ‘청년’에 대한 중론을 모으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 ‘청년’ 세대에 대한 아젠다를 설정해야 한다. 함평군민으로서 ‘청년’의 나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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