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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과 지방의 권한갈등 해결은 ‘지방분권형 개헌’으로나라의 판을 미래의 세계관에 맞게 새롭게 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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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8  16: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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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대하여 알아보았는데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 된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무의 권한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방분권형 개헌’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사무처리 체계는 1995년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근본적으로 중앙행정기관, 광역지방자치단체, 기초지방자치단체 간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설정하여 국가사무를 지방에 위임하여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독일 대륙법체계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 근원은 1808년 독일의 프로이센 ‘도시법’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개혁주의자들은 국가에 의하여 박탈된 시민의 권리를 각 도시들에게 돌려주어 자신들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책임 하에 권리를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831년 개정된 ‘도시법’은 각 도시들로 하여금 국가로부터 승인된 위임사무를 처리하도록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도시는 ‘지방사무의 관리자로서, 국가권력의 관리자로서’ 이중적인 집행기관의 사무영역을 갖게 되었다.

일본도 1947년 제정된 지방자치법에 의거 대륙법 시스템을 따랐으나 지난 2000년 4월에 ‘지방분권일괄법’을 제정·시행함으로써 중앙집권행정의 잔재인 위임사무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자치사무로 전환하였다. 이로써 일본은 근대국가 성립 이후 100여 년 동안 이어져 오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수직관계가 청산된 것이다. 지방분권일괄법은 하나의 법률 형식이지만 실은 지방자치법을 비롯하여 지방분권과 관련된 475개 법률을 일괄 개정하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하여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정과정에 승인, 인가, 협의 등의 명분으로 관여하던 행위가 크게 줄어들었고, 포괄적인 지휘감독권으로 처리해 오던 중앙집권의 사무방식이 지방자치단체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지방분권의 사무방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지방분권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김대중 정부가 1999년 ‘지방이양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국가사무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을 추진하였고, 그 후 노무현 정부는 집권 첫 해인 2003년 7월 지방분권 로드맵을 발표하고 2004년 1월에는 지방분권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를 적극 표명하였다. 분권정책의 핵심추진기구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를 대통령 자문기구로 설치하여 분권정책을 총괄하였고 ‘국정과제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등 역대 정권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은 중심적인 의제에서 밀려났다. 종전의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등을 폐지하는 한편 ‘지방분권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지방이양을 추진하였으나 성과는 의문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추진하고 있으나 지방분권보다는 행정체제개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제20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개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운영방식으로는 무엇하나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저출산, 양극화, 지역격차, 정치갈등, 복지, 청년고용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들마다 전문가를 투입하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갈수록 그 정도는 심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근본 원인을 ‘권력집중’에서 찾는다. 중앙집권체제가 우리나라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주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리인이 권력의 주인 노릇을 하는 구조로는 21세기의 수평적 권력이 강조되는 세계에서는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지방분권을 개정되는 헌법에 기본정신으로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개헌을 통해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권력을 분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주인인 국민의 주권을 강화하는 것과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국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 중심이 되고 스스로 결정권을 갖게 하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체제 개편을 ‘지방분권형 개헌’이라 할 수 있다. 헌법 전문과 총강에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하고 통일원칙에 지방분권을 포함시켜야 하며 주민자치권을 기본권의 하나로 인정하여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관한 사항을 별도의 장(章)으로 신설하여 권한 배분의 원칙과 지방자치단체의 입법권, 재정권, 행정권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여 절름발이식 지방자치가 아닌 온전한 지방분권이 실시될 수 있는 헌법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최근 들어 자치재정권과 자치주민복리증진권에 대하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권한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개편안은 ‘부자 지역’과 ‘가난한 지역’의 문제로 일시방편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경기도의 일부 ‘잘 사는 자치단체’의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화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대책으로 기초자치단체 간에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간의 갈등은 현재의 중앙집권적 헌법 체제로는 해결될 수 없다. 이제는 ‘지방분권형으로 헌법을 고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현행 헌법은 지방자치규정이 빈약하다...지방분권 쪽으로 가는 게 옳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헌법 전문에 분권과 자치의 시대임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개정되는 헌법에는 주권재민을 강화하는 것이고 그 핵심은 자치분권”이라고 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지방자치실천포럼’을 통해 ‘지방분권형 개헌의 헌법적 결단’을 강하게 주창한 바 있다. 경기도 일부 잘 사는 지역인 교부세불교부 자치단체에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지방분권개헌에서 찾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 연구기관과 NGO에서도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하여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은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제왕적 대통령제, 대통령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한 시대적 요청이며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사회 양극화, 정치갈등, 복지문제, 청년고용, 불공정 그리고 각 분야마다 난무하고 있는 부정과 부패 등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지방분권 개헌은 나라의 판을 미래 사회의 세계관에 맞추어 근원적으로 새롭게 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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