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추사작품확보를 위한 협상을 시작함에 있어서 작품 소장자를 여러 차례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안병호 함평군수는 투명한 행정절차와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처음부터 함평군의회 J의장과 함평군의 전남도의원인 L의원을 동석시켰다.

사전협상을 위해 작품 소장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J의장과 L도의원은 함평군이 추사작품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필요성에 대해 수차례도 동감을 표하고 그 자리에서 향후 추사작품 확보사업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을 수차례 다짐하고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 이후 일련의 사태를 들여다보면, 추사작품 확보 추진과정에서 처음부터 함평군 행정과 함께 하여 누구보다도 그 전후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함평군의회 J의장과 L도의원이 과연 함평군의회 의원들에게 사업의 취지와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자못 궁금하다.

잘 알려졌다시피 지난해 의회는 마치 함평군이 추사작품 소장자와 야합이라도 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의회에 상정된 기증사례비 인상안을 차일피일 미뤘고 이후 전문가들의 공식감정을 통해 작품의 객관적인 가치가 확인된 뒤에도 별다른 이유없이 수개월 동안 승인을 미뤄왔다.

함평군의회 의원들은 지난 2월 장만채 전남도교육감과의 면담이후에는 추사교육역사박물관 건립에 대한 장 교육감의 의지를 확인하고 추사작품 확보예산을 승인하기로 했으나 그 이후 또 다시 계약절차를 문제삼아 올 집행예산을 부결시키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계속했다.

함평군의회에서 부차적인 이유로 추사작품확보 예산집행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취지를 처음부터 잘 알고 있는 함평군의회 J의장이 그동안 아무런 역할도 못했던 것은 무능력인지 아니면 무책임인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또 지난 4월 25일 제22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추사작품확보관련 올 예산 15억원 전액을 삭감한 이후 함평군수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그걸 빌미삼아 군수가 사과하기 전에는 예산집행을 통과할 수 없다고 의회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공적인 일에 의장 개인의 사적인 감정을 연계시킴으로써 사회 일각의 비판을 초래한 바 있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전남도 교육위원이기도 한 L도의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음부터 추사작품확보 추진과정에 깊숙히 관여했던 L도의원은 추사작품사업과 관련하여 항간에는 그가 사업관련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걸로 알려져 왔고 그래서 추진과정에서 어느 정도 역할론이 기대됐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함평군과 군의회의 대립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L도의원은 중간에서 아무런 교섭역할도 하지 않음으로써 군민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L도의원은 함평통합중 추진과정에서도 이미 입방아에 오르내린 바 있다. 당시 통합중학교 부지선정위원장이었던 L도의원은 군민 대다수가 원치 않았던 장소인 현 위치에 부지 선정을 고집했다. 당시 위원회 내부에서는 현 부지가 4차선 도로와 인접하고 함평천이 가까워 중학교 부지로는 적합하지 않으니 다른 장소를 알아보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L도의원은 의원직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그곳에 무조건 부지가 선정돼야 한다고 고집을 부려 끝내 관철시켰다.

그때 L도의원은 부지선정을 고집하면서 함평통합중학교 부지 내에 함평군의 숙원사업인 실내수영장 건립과 야구시합이 가능한 다이아몬드형 운동장 건립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군민들과 약속했지만 그 이후 실내수영장과 야구장 얘기는 어느 새 쏙 들어가버렸다.

군민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눈이 있고 얼마나 많은 귀가 있는가. 주민들을 대변한다는 분들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서슬퍼렇게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함평군민과 전남도민을 대변한다는 J의장과 L도의원의 일련의 무책임한 행동들로 많은 군민들이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책임지지 않는 의정활동은 그저 말잔치로 끝나거나 사리사욕의 장으로 전락할 뿐이다. 권리를 찾을 때만 대변자임을 주장할 게 아니고 의무를 실행할 때도 대변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함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