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달맞이 공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전남 함평군 월야면에 사는 평범한 농사꾼 정경열(75·사진) 할아버지는 밥은 걸러도 달맞이 공원을 둘러보는 일을 거르는 적은 없다.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공원을 둘러보면서 쓰레기도 줍고 어떻게 하면 더욱 아름답고 쾌적한 공원으로 꾸밀까 고민하고 생각하기 위해서다.

정 씨는 지난 1월 초 함평군 월야면 양정리에 위치한 달맞이 공원을 둘러보다 주무대 뒤 광장이 허전한 것을 발견하고 달맞이 공원 가꾸기 헌수운동을 펼쳤다.

이건택 월야면장과 월야면 번영회 등 관내 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 펼친 헌수운동으로 사철나무, 백일홍 등 120여 주의 조경수를 헌수 받아 달맞이 공원 안에 150㎡에 이르는 소공원을 조성했다.

헌신적인 정 씨의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성금은 물론 트렉터 등의 장비와 물건 등으로 헌수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또 사비를 들여 목단, 작약, 철죽, 사루비아 등 일년초 꽃 식물 50여 종류의 종자를 구입, 포트에 키워 면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공원에 옮겨 심었으며, 손수 400만원을 들여 나무와 자재를 구입하고 전기시설을 연결해 물레방아를 제작 설치, 공원의 특색 있는 볼거리로 만들었다.

정 씨는 지난 3월에는 면 직원들과 함께 폭 5m, 길이 30m 규모의 터널을 만들어 조롱박, 수세미, 호박 등을 식재했으며, 내년에도 이곳에 산머루와 산다래를 식재할 계획이다.

또 못 쓰는 트렉터 바퀴를 이용해 장미, 다알리아 등의 구근 화초를 심어 공원 곳곳에 비치하고 디딜방아를 만들어 설치하는 것은 물론 예쁜 일년초 소화분을 재배해 공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기념 선물로 나눠주는 등 앞으로 추진할 계획과 아이디어도 무궁무진하다.

수십여년 동안 고향 땅을 지키며 농업에 종사해 온 정 씨는 25년여 동안 새마을 지도자 활동을 펼쳐온 공로로 훈장도 받았으며, 월야농협과 월야 우체국, 마을회관 등의 건립 부지를 희사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헌신해 함평군민의 상 수상 경력도 갖고 있다.

“원래 꽃을 좋아해 공원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는 정 할아버지는 오늘도 추운 날씨 속에서 달맞이 공원 구석 구석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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