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고 그 빈 자리를 국민의 소리와 양심의 소리로 채워야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오늘 이명박 대통령에게 들려드리고 싶은 말은 바로 이 성경말씀입니다. 이 말이 인간에게 말이 있어온 후, 말하여진 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 대통령이 불행하고 불안한 것은 마음이 가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부 개신교 설교자들이나 보수단체 회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 속에 자신의 고정관념과 자기고집으로 가득 채워놓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가난할 수 없고 그래서 행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가난한 마음'을 창고에 비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마음을 우리가 물질적인 걸 쟁여놓는 창고와 비유해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부자들의 창고일수록 보물로 가득 차 있을 테니 보나마나 문을 걸어 잠가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별로 대수로울 것이 있을 리 없는 빈자의 창고는 문단속이 허술할 밖에요. 아예 활짝 열어젖혀 놓고 산다 한들 불안할 것도, 누굴 의심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가난한 마음이란 혹시 빈자의 창고처럼 열린 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요.

또한 꽉 찬 창고란 더 이상 물건을 들일 수 없는 창고라는 뜻도 될 테지요. 비록 자기가 지닌 것보다 더 나은 보물이 있다고 해도 그는 차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한번 주입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남의 말을 전혀 들을 줄 모르는 사람, 머릿속이 온통 지식으로 꽉 차서 단순한 진리도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사람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교만할까요.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겸손한 마음도 될 것 같군요. 또 보물이 가득 찬 창고를 가진 부자는 한시도 마음이 놓일 날이 없을 것입니다. 튼튼한 자물쇠를 채워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심복으로 창고지기를 삼고 나니 한시름 놓은 것 같아 생전 처음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나 창고로부터 몸이 멀어질수록 마음은 창고한테 얽매이게 될 것입니다.

믿기로 한 창고지기가 못 미더워지면서, 내 재산은 내가 지켜야지 이 세상에 누굴 믿나 싶어 다시 집으로 되돌아옵니다. 결국 죽을 때까지 창고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뜻으로 마음이 가난한 이는 자유인을 일컫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진실로 열린 마음을 가진 겸손한 자유인이라면 하늘나라를 상으로 받을 만하군요. 예수님, 당신 말씀에 이의 없습니다."(<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열림원)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처럼 정말 가난한 사람만이 물질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부족하면 할수록 더 겸손해지고 더 자유로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 마음 속에 가득 찬 지식은 나만의 고정관념을 만들어내고 나만의 사고(思考)의 성(城)을 만들어 배타적이고 속 좁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정관념이나 자기 고집에 사로잡혀있는 사람보다 가까이 하기 어려운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욕망이나 욕심, 탐욕 같은 것을 가볍게 내려놓은 사람은 분명 마음이 가난할 것입니다. 이런 '가난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사랑도 베풀고 봉사도 진정성을 갖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마음만을 부유하게 만드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생각하겠습니까? 자신의 창고를 부귀영화나 값비싼 보석으로 가득 채운 사람보다 자기 마음을 탐욕과 교만으로 가득채운 사람이 아마 더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 대통령이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즉,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 공심(空心) 즉, 빈 마음에 국민의 소리와 양심의 소리로 채워야 합니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목소리에 따라 행동하고 결정하면 이 대통령도 행복하고 국민들도 행복할 것입니다.

반대로 이 대통령의 뜻대로 행동하고 결정하면 국민도 불행하고 결국 대통령도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이 오늘따라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함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