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혁신도시 건설사업 추진 실무 장관’

이용섭 국회의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혁신도시 건설사업 재검토' 움직임과 관련 그는 "참여정부가 왜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대못을 박아 놓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면서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후퇴하거나 표류하게 되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에서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직접 추진했던 건설교통부 장관으로서, 그는 국토균형발전 정책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추진돼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 소신을 강력 피력했다.
 
문)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했던 실무 장관으로서, 지금 이명박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토정책 새판짜기를 어떻게 보는가.
 
답) 안타까울 뿐이다. 새 정부가 먼저 깨달아야 할 점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져서는 안되는 사업이라는 사실이다. 새 정부의 5+2 전략도 5년안에 끝 마칠 수 있는 사업이 아니지 않는가. 균형발전정책도 5년만에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5년마다 국가의 정책이 바뀌면 혼선만 가중된다. 이명박 정부가 우선 성과를 내기 위해 성급하게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밖엔 볼 수 없다.

문)참여정부가 여러 난관을 우려하면서도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추진했다면, 명분이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답)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그리고 행정복합도시 모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나온 정책이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수도권 중심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대였으나, 개방경제체제가 되면서 사람과 돈과 기업이 도시를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예를 들어 2012년 세계박람회를 놓고 여수와 탕헤르가 경쟁한 것이지 대한민국과 모로코가 경쟁한 것은 아니다. 즉 지방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 된 시대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방을 살려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48.6%가 몰려있고 100대 기업 본사 82%, 공공기관의 85%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 이처럼 비대화되어서는 경쟁력이 없다. 반면 지방은 텅 비어서 또한 경쟁력이 없다. 수도권은 비워서 경쟁력을 살리고 지방은 채워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문) 지방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기획했다는 뜻인가.

답) 지역별 특성을 살려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쉽게 말하면 기업들에게 무작정 지방으로 내려가라 한다해서 쉽게 "예"할 기업이 없다. 때문에 마중물이 있어야 한다. 그 마중물 역할을 공공기관 또는 공기업이 해야 한다. 혁신도시가 그 마중물을 대기위한 정책이었다.
 
문) 그럼에도 균형발전 정책을 놓고 여러가지 오해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 양상으로 비춰지기도 했었다.

답)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절대 수도권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도 지방을 살리려는 정책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인구와 산업이 수도권으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집중을 억제하는 방식이었다. 소극적인 입지규제 위주의 정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정책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단적인 예로 기업은 이익이 없으면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반대로 살기 좋고 이익이 있다면 알아서 달려갈 것이다. 따라서 사람과 기업들이 지방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국토균형발전 정책이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은 억지로 내려가라고 하는 대신에 살기좋고 기업하기 좋도록 지방에 군불을 지펴주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문)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면 혁신도시 건설사업 등을 보다 신속하고 강도 높게 추진했어야 할텐데….

답) 참여정부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예측했었다. 그래서 대못을 박았던 것이다. 즉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건설사업을 여야 합의에 의한 특별법 사업으로 진행했던 것이며, 또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올라와 있는데 중단하거나 변경한다면 주민들이 직접 피해를 입고, 행정은 일정수준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에 근거해 일관성을 갖고 지속 추진될 것으로 보았다.

문) 여론이 비등하자 새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다. 계속 추진하되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가.
 
답) 정부가 바뀌자 마자 이같은 논란을 야기해 실망스럽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다소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이를 보완해서 가면 되는 것이지, 전면 후퇴시킨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부·여당이 잘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성공하길 바란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된다. 참여정부가 왜 이 정책을 실시했는지 면밀히 검토하길 바란다.
 
문) 이 당선자는 이제 성공한 행정전문가에서 정치인으로 변화하는 시점에 서 있다. 신인 정치인으로서의 각오는….
 
답) 광주·전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겠다. 호남고속철 조기완공이나 첨단산업도시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특구 지정, 광주과기원 학부과정 신설 모두 시급한 현안이다. 또 가장 광주다운 것이 경쟁력인 만큼 아시아문화수도 조성사업도 광주 대표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정치를 직업으로 여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정치는 소명이고 부름이다.

이용섭 당선자는…
 함평출신. 학다리고와 전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와 수출입화물의 통관업무를 관장하는 관세청,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국세청, 지자체를 지원하는 행정자치부, 국가 인프라를 관장하는 건설교통부에서 30여년 동안 전문 행정인의 길을 걸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으로 근무 하면서 노무현 정부의 '혁신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삶의 경륜을 담은 저서로는 지난 1999년 발간된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조세지수 효과분석'을 비롯해 2006년 '국제조세', '대한민국 희망 에너지 혁신', 2008년 '초일류국가를 향한 도전', '학생 농사꾼에서 장관까지' 등이 있다.
 
건설교통부 장관을 끝으로 공직의 옷을 벗은 그는 지난 4·9총선에서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 출마,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전남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재무부 세제국 국세조사과장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 ▲행정자치부장관 ▲건설교통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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