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하루차이에도 3월과 2월이 주는 느낌은 자못 다르다. 매서운 바람의 느낌이 2월이라면 따사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3월은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지표이며 설레임이다.  

아기 속살 같은 연한 새 잎들이 돋아 나오고 매화, 벚꽃, 산수유, 진달래가 천지를 뒤덮으면 산과 들로 나들이가고 싶은 마음이 한 움큼 솟아난다. 하지만, 봄이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불청객도 있으니 바로 황사(黃砂)이다.  

황사는 기상청에서 1954년에 처음 사용하게 된 용어이지만, 실제로 신라 아달라왕 21년(174년)에 우토(雨土)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먼지바람이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는 모양이다.

다만 최근에는 무분별한 벌목, 가축 방목, 지구온난화, 중국의 공업화와 산업화 바람을 타고 더욱 더 자주 빈번하게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다. 문제는 이 황사에 미세먼지와 구리, 카드뮴 등의 중금속 등이 섞여 있어 호흡기나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황사가 심해지면 특히 안과 질환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황사와 봄철의 건조한 공기가 자극성 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막염은 눈의 이물감과 충혈, 따가움,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고 눈물이 많이 나는데 이때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증세가 심할 경우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황사철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 보호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다. 또한 먼지 때문에 눈을 자주 비비게 되는데 외출 후에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어 주어야 하며, 가능하면 눈을 손으로 만지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 병원을 방문한 직장인 최모씨(31세)는 황사가 심한 날 나들이를 갔다가 렌즈를 착용한 눈에 결막염이 생겨 토끼처럼 벌겋게 충혈 된 눈으로 병원을 찾았다. 이처럼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황사가 심한 기간에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눈에 모래 먼지가 들어가 각막에 상처를 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방차원에서 안약을 미리 넣는다거나 외출 후 소금물로 눈을 씻는 분들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전문의의 처방 없이 안약을 함부로 점안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며 소금물 또한 눈에 좋지 않다. 평소 안구 건조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은 황사로 인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인공눈물 안약을 더 자주 점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다. 긴 겨울의 추위와 움츠림 끝에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새로움. 봄은 이토록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에 쉽게 등장하지 않는가 보다. 봄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지 않던가. 뿌연 먼지 속에 숨어 있는 파란 하늘이 더욱 그리운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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