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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임간 인계인수는 友誼(우의)를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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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12: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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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영 오 행정학박사       청렴연수원 청렴교육강사

〈주민과 함께하는 지방자치이야기 65〉

牧民心書(목민심서) 제3부 奉公編(봉공편) 제3조 禮際(예제, 교제의 예의)에는 수령의 交承(교승, 업무인계인수)에 관한 언급이 있다. “交承有僚友之誼(교승유료우지의), 所惡於後(소오어후), 無以從前(무이종전), 斯寡怨矣(사과원의)” 즉, “업무인수인계를 함에 있어서 동료로서 우의가 있어야 한다. 내가 후임자에게 당하기 싫은 일은, 전임자에게도 이를 금하여야, 그 원한이 적을 것이다.”는 뜻이다.

茶山(다산 정약용)은 “동료 간의 우의와 교승의 정분에는 형제의 의리가 있으니 그 자손에 이르기까지 역시 대대로 일러주어라. 옛사람들은 오로지 이것에 힘썼는데 오늘날 사람들은 이것을 아는 자가 극히 드물다”라고 하는 呂氏 童蒙訓(여씨 동몽훈)의 예를 들어 전임자와 후임자의 관계를 설명한다.

茶山은 이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전임자가 비록 탐욕스럽고 불법을 저질러서 그 해독이 가시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조용히 처리하여 전임자의 행적이 폭로되지 않게 하여야 한다고 이른다. 만약 급박하고 시끄럽게 일일이 지난 정사를 뒤집어서 혁혁한 명예를 얻으려고 한다면, 이는 그 덕이 경박할 뿐 아니라 뒤처리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혹시 경박한 아전들이 전임자를 배반하여 가증스런 태도를 보이면 그러지 말라고 깨우쳐주고, 그래도 심하게 굴면 엄하게 그 죄를 다스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전임자가 공금에 손댔거나, 창고의 곡식을 축냈거나,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여 부정한 행위를 했다면,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배상하도록 하고 기한이 지나도 배상하지 않으면 상사와 의논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혹 전임자가 권문세가나 호족 출신으로 자신의 강함을 믿고 약한 자를 능멸하여 사리에 벗어나게 처리한다면, 반드시 강경하고 엄하게 대응하여 조금도 굽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신관(新官)과 구관(舊官)의 관계는 구관을 곤경에 몰아넣고 그 지위를 뺏는 것이 아니다. 전처가 후처를 미워하고 舊將(구장)이 新將(신장)을 미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지만, 전임자는 후임자의 명예가 갑자기 빛나면 싫어하고, 후임자는 전임자의 허물이 갑자기 밝혀지면 좋아하니 이것은 모두 화를 자초하는 일이다고 경고한다.

오늘날 민선지방자치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필자가 상당기간 지방자치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민선단체장 교체시의 갈등사례들을 수없이 봐왔다. 전임자와 정치적 이념이나 정치색을 달리하는 후임자가 당선될 경우 소위 인수위원회에서는 전임자가 추진했던 대부분의 주요 정책에 대하여 재검토에 들어간다. 특히 전임 단체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을 전면 중단·철회하는 사태가 잇따르면서 잡음이 생긴다. 사업의 중단이나 철회에 대한 합리성과 타당성을 따지는 것을 넘어 정치적 해석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필자가 다년간 행정에 몸담아 왔고 여전히 거주하고 있는 함평군은 더한 것 같다. 민선지방자치가 시행된 지난 24년 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군수선거를 치르면서 전후임자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어 왔다. 더욱이 전임자의 실정을 들추어 수사의뢰 또는 고발에까지 이르고 선거로 갈라진 민심에 더하여 정치세력 간 갈등과 감정의 골이 깊어질 때마다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필자는 역대 군수들과 측근들의 횡포를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생략하고 언젠가는 졸저로 편찬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소멸위기에 처해 있는 지역에서 정치세력들 간의 물고물리는 현실을 볼 때 서글픔이 밀려오기도 한다. 아무튼 청산할 것이 있다면 조기에 마무리하고 작아져만 가는 지역을 살리는 노력에 모두가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

요즘 필자는 茶山(다산)이 말한 것처럼 ‘交承有僚友之誼(교승유료우지의)’할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업무인수인계를 함에 있어서 전임자와 후임자는 동료로서 우의가 있어야 한다.’는 呂氏 童蒙訓(여씨 동몽훈)의 교훈을 늘 생각한다. 함평의 지도자들은 “所惡於後(소오어후), 無以從前(무이종전), 斯寡怨矣(사과원의)” 즉 “내가 후임자에게 당하기 싫은 일은, 전임자에게도 이를 금하여야, 그 원한이 적을 것이다.”는 의미를 되새겨 실천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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