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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법)과 利民便民(이민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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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6  1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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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영 오 행정학박사 청렴연수원 청렴교육전문강사

〈주민과 함께하는 지방자치이야기 63〉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은 “책상 위에 법전을 놓아두고 항상 펼쳐보아 그 조문과 사례를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법에 따라 명령을 하달하고 소송을 판결하며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사(政事, 행정)가 공평함에서 나왔다면 반드시 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이 글은 牧民心書(목민심서) 제3부 奉公編(봉공편) 제2조 守法(수법, 법을 지킴)에 나오는 문장이다.

조선 세종 때 정승 許稠(허조)는 전주판관으로 있으면서 맑은 절개를 지키며 굳세고 밝게 일을 처리하였는데, “非法斷事(비법단사) 皇天降罰(황천강벌)” 즉, “법이 아닌 것으로 일을 처리하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라는 글을 현판에 써서 동헌에 걸었다. 요즘 같으면 그 기관이 지향해야 할 행정구호인 셈이다. 고려 때 琴儀(금의)가 청도군을 다스릴 때에 정사가 굳세고 바르며 법을 지킴에 굽히지 않았다. 이에 온 고을 사람들이 그를 ‘淸道鐵太守(청도철태수)’라 불렀다. 조선 선조 때 예조판서를 지낸 權克智(권극지)는 관직에 있을 때에 매사를 법대로 처리하여 사람들이 감히 사사로운 요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를 일컬어 ‘쇠부처’라고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행정 스타일과 관련된 별명이나 닉네임이 많다. 현재 ○○군청에서 과장으로 재직 중인 어떤 분은 행정을 법에 따라 단호하게 처리한다고 하여 ‘一刀(일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현대 행정에 있어서도 법치행정, 즉 행정의 합법성은 매우 중요하다. 법치주의는 사람이나 폭력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이다. 명확하게 규정된 법에 의해 국가권력을 제한·통제함으로써 자의적인 지배를 배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헌법원리이다. 통치자의 자의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공공적인 규칙에 의한 지배를 통해 공정한 사회의 협동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법치행정의 근본이다. 따라서 행정을 기획하고 집행하거나 감사원 감사를 비롯한 모든 감사에 있어서 가장 먼저 근거 법률과 합법성을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다산은 守法(수법, 법도를 지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행정의 목적은 백성을 이롭고 편하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곧게 법만 지키다보면 일 처리에 너무 치중하여 백성의 딱한 사정을 살필 수 없게 된다. 자기의 마음이 天理(천리)의 공평함에서 나왔다면 반드시 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법을 어겼더라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봐도 부끄러움이 없다면, 그 법을 어긴 것이 반드시 백성을 이롭고 편하게 한 일이니 법을 다소 넘나듦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의 국민주권주의, 주권재민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행정의 여러 가치 중에서 민주성을 강조한 것이다. 행정의 민주성은 국민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행정의 민주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행정이 국민 의사를 존중하여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고 이를 행정에 반영하여 대응성 있는 행정을 실현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책임행정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일부 특수계층을 위한 행정이 아닌 국민 전체를 위한 행정을 의미한다. 행정의 대외적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행정인의 윤리가 확립되어야 하고 책임행정을 확보할 수 있게 효과적인 행정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효과적인 행정통제는 일반 국민이 행정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국민이 부당한 침해를 받았을 때 이를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확보되어야 하며, 감사기관에 의한 통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지방의회 및 언론에 의한 통제장치가 확보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茶山은 아울러 행정의 합목적성도 추구하였던 것 같다. 행정의 목적은 ‘利民便民(이민편민)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백성에게 이롭고 백성을 편리하게 해 주는 것이 목민관의 업무라고 보았던 것이다. 행정의 합목적성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행정을 수행하였는지에 관한 가치이다. 행정 과정에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행정을 수행함으로써 행정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 국민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합목적성이 책임행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茶山이 강조한 “則其犯必利民便民之事(즉기범필이민편민지사), 若是者(약시 자), 容有出入焉(용유출입언)” 즉, “법이나 규칙을 범한 것일지라도 반드시 백성을 이롭게 하고 편하게 하는 일이라면, 옳은 일과 같으므로, 다소 법을 넘나들 수 있다”는 문장은 그가 추구한 爲民精神(위민정신)과 愛民思想(애민사상)에 바탕을 둔 것으로 현대 행정에도 적용함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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