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 인문학 공간 마련 이번달 25일부터 본격 활동

▲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4차 산업혁명으로 새시대 열려 젊은이들 도약할 절호의 기회”

“작금의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에서 상상력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특히 교육문제에 있어서 상상력의 고갈은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사회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과거에 붙잡혀 있지요. 과거만 이야기하면 당연히 미래는 없습니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고향 함평 대동면 향교리에 학당 ‘새 말 새 몸짓’을 열었다. 지난 5일 현판식을 갖고 오는 25일(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어린 시절 살았던 고향집에 인문학 공부 공간을 마련한 때문인지 그는 나름의 감회가 있는 듯 했다. 최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어린이날 현판식을 개최한 것은 젊은이들이 주인이 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낡은 생각, 낡은 태도를 견지하는 이들이 적잖게 사회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 사회가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고향에 학당을 열기로 마음먹은 것은 오래 전부터였다. 그러다 지난 10여 년 전부터 생각을 구체화 해왔다.

“옛집이 너무 낡아 허물고 새로 지었습니다. 일반적인 일층 양옥 건물인데 ‘새 말 새 몸짓’ 자리는 원래 창고가 있던 곳이죠. 부친이 온갖 복이 들어오는 창고라는 뜻에서 ‘만복고’(萬福庫)라고 지었는데 그대로 붙여놨습니다.”

▲새 말 새 몸짓 생각방 열림식 모습. 지신밟기 행사로 배일동 명창이 창을 하는 가운데 강병인 선생이 글을 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맨 왼쪽 지켜보는 이가 최진석 박사.

최 교수는 새사람이 되기 위해선 깊은 사유와 실천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덕경’, ‘한비자’, ‘전쟁사’ 등 다양한 공부와 아울러 새 사람이 되기 위한 무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 교수가 현판을 ‘새 말 새 몸짓’으로 지은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동안의 헌 말, 헌 몸짓, 헌 태도를 버리고 새 말, 새 몸짓, 새 태도를 견지해 새 세상을 열어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판에 투영된, 자신이 지은 짤막한 구절을 소개했다.

“부질없다, 부질없다. 정해진 모든 것.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모든 언어들 모든 생각들. 백설의 새 바탕에 새 이야기 새로 쓰세. 새 세상 여는 일 말고 그 무엇 무거우랴. 새 말 새 몸짓으로 새 세상 열어보세.”

최 교수는 향후 펼쳐질 4차 산업혁명시대는 우리민족이 비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른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를 따랐다”는 말에서 종속 관계를 깨야 하는 당위가 읽힌다. 그는 “기존의 판이 깨져야만 우리 같은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있는데, 지금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이 바로 기존의 판이 깨지고 새 판이 열린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판이 깨지는 지금이 우리의 국력이 가장 강할 때”라며 “이 절호의 기회에 도약하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이처럼 좋은 기회가 다시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주말에는 함평과 광주에 있을 예정이다. 현재 ‘장자를 통해 꿈꾸는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오는 7월까지(매주 일요일) 광주 비움박물관에서 강의를 한다. 주말에는 광주와 함평에서 강의를 하며 고향의 많은 분들과 강의와 토론으로 소통한다는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자기혁신과 사회혁신에 관심이 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그들이 새 말 새 몸짓으로 무장하여 우리 사회를 바꾸는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010-9601-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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