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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근본은 ‘사회적 약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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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4  10: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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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영 오 행정학박사 청렴연수원 청렴교육전문강사

茶山(다산 정약용)은 남에게 베푸는 것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한다. “연못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은 장차 만물을 적셔주기 위함이다. 절약하는 사람이 능히 베풀 수 있고 절약하지 못한 사람은 베풀지 못한다. 아껴 쓰는 것은 베푸는 근본이다. 내가 귀양살이 하면서 수령들의 행장을 보면, 나를 동정하고 도움을 주는 자는 옷차림이 검소했고, 나를 돌아보지 않는 자는 화려한 옷을 입고 얼굴에 기름기가 돌며 음탕한 짓을 즐겨했다.”라고 쓰고 있다. 이는 牧民心書(목민심서) 律己編(율기편) 제6조 樂施(낙시, 베풀기를 좋아 함)에 나오는 “樂施者(낙시자), 樹德之本也(수덕지본야)” 즉, “베풂을 좋아하는 것은 덕의 근본을 심는 것이다.”는 문장을 설명하는 글이다. 쉽게 말해서 ‘덕을 베푸는 것은 덕을 심는 것이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같은 茶山의 경구를 현대 행정에 비추어 보면 이른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행정의 근본이며 공무원의 기본 업무인 것이다. 사회적 약자는 경제수준이나 사회적 지위 등에서 열악한 위치에 있어 사회적으로 배려나 보호의 대상이 되는 개인이나 집단을 말한다. 즉,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기회가 생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 인종·신체·문화·종교 등의 특성에 의해 차별을 받는 사람, 정당한 이유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인권을 침해당하는 사람 등을 말하는 데,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리한 조건들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반면 “재물을 남용하여 관아에 결손을 내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지나치게 베풀다가 빚을 지는 것은 벼슬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본받을 일은 아니다. 객기를 마구 부려서 官庫(관고, 관아의 곳간)를 탕진하게 만들면 아전들은 목을 매고 관노는 도망치는 등 그 해악이 고을 전체에 미치게 되니 베푸는 것으로 덕을 삼으려고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茶山은 경고 한다.

요즘의 지방자치행정에 대입해 보면 세입과 세출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재정을 운영하고 인기영합(포퓰리즘, populism)의 정책으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의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를 경계하라는 경고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퓰리즘이란 ‘大衆迎合主義(대중영합주의)라고 불리는 정치적 용어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하지만 과도한 포퓰리즘 행위는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치고 재정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포퓰리즘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사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즉 포퓰리즘에 대한 공격이 정당한 정책대결 보다는 상대방의 정책에 대하여 합리적인 논쟁이나 검증 없이 정치적 용어로 매몰시킨다는 점에서 ‘선동정치’라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친서민적 복지정책에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정치인들을 포퓰리즘이라는 딱지를 붙여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민에게 필요한 복지정책을 인기영합주의라고 매도하거나 이념대결로 몰아가는 행태는 심각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반값 등록금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정책에 대하여 재원 대책에 관한 건설적인 논쟁은 뒤로하고 막무가내 포퓰리즘이라고 몰아붙인다.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려면 명확한 근거 제시가 필요하다. 이제 포퓰리즘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어느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2019년도 우리나라 국가 예산을 살펴볼 때 사회안전망 구축 등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를 위한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이 국가 전체예산 470조 원의 34.3%인 161조 원에 달한다. 2018년 본예산보다 16조원이 증가한 규모이다. 이는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증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대 등 저출산 대책에 필요한 예산이다. 아울러 노인장기요양보험과 치매위험군 관리 등 고령화 대책,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영세 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牧民心書(목민심서)가 주는 “樂施者(낙시자), 樹德之本也(수덕지본야)”라는 경구는 大衆迎合主義(대중영합주의, 포퓰리즘, populism)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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