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발표 후 질의응답 없이 퇴장… 함평군 왜 ?

▲나윤수 부군수가 ‘공사비 부풀리기 및 금액담합을 시도하는 건설업체 추방을 위한 성명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함평군은 지난 5일 오전 청내 3층 소회의실에 ‘공사비 부풀리기 및 금액담합을 시도하는 건설업체 추방을 위한 성명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함평군청 앞에서 A건설사가 시위 중인 것과 관련해 함평군이“입장을 내놓겠다”고 진행한 기자회견이 질의응답 없이 성명서만 발표하고 퇴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나윤수 부군수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A건설사는 동함평산단과 명암축산특화 농공단지 기반조성에 참여한 회사로, 공사 기성금을 모두 지급받았지만 토사운반, 암면 고르기 등으로 공사비가 더 들었다며 군에 공사비 약 25억 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부군수는 이어 “현장 여건 변화로 조경수 식재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시공회사의 요구사항을 승인해 2억 6000만 원의 조경수 사업비를 감액했음에도, 이를 단지 내에 추가로 식재할 수 있도록 설계 변경을 요구했다”며 “지난 2015년 동함평산단 공사 때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100억 원을 소송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주장했다.

나윤수 부군수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가자 기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군은 이날 입장을 담은 성명서 발표 전 기자들에게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다며 성명서를 끝까지 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함평군청 앞에서 공사대금 추가지급을 요청하며 시위를 벌여 오고 있는 A건설사

그러나 군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질의응답시간을 갖지 않겠다 선포했다.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군 관계자는 “상대편의 입장을 듣고 싶으면 A건설사에게 회사차원에서 기자회견하라고 요청하라”며 “A건설사에서도 기자회견을 열면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겠다”는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는 “함평군이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주체가 없다. 성명서는 군민들의 입장인가, 군수의 입장인가, 아니면 함평군 공무원단체인가? 주체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듣지 못했다.

이에 앞서 함평군은 지난 1일 이 사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겠다며 문자메시지로 기자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군은 당일 1시간 전 아무런 입장표명없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그리고 삼일 뒤인 지난 4일 기자들에게 다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알리면서 ‘A건설사와 함평군의 숨겨진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A건설사와 함평군의 숨겨진 이야기’는 A건설사가 이윤행 군수와 절친인 사업가, 그리고 함평군 공무원이 얽힌 이야기를 군홈페이지 게재하자 함평군이 게시글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A건설사와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이야기를 말한다. 이 때문에 이윤행 군수와 함평군이 속앓이를 해오던 터였다.

지난 1월부터 함평군청 앞에서 공사대금 추가지급을 요청하며 시위를 벌여 오고 있는 A건설사는 “동함평 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는 함평군과 동함평 산단주식회사가 함께 발주하고 함평군에서 지시·관리·감독해 준공한 현장으로 하도급에 참여했으나 설계도서의 오류, 상이, 누락으로 인한 설계변경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갑질에 의해 정당히 일한 댓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 결과 회사경영에 큰어려움이 있다. 현재 군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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