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선생이 집필한 ‘목민심서(牧民心書)’가 회자되는 시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책은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없애고 지방행정을 쇄신하기 위해 지은 책으로 1818년에 완성됐다.

내용은 관리의 부임부터 해임까지 전 기간을 통해 반드시 준수하고 집행해야 할 실무상 문제들을 각 조항으로 정하고 정약용 자신의 견식과 진보적 견해를 피력해 놓은 것이다.

정약용의 목민(牧民)은 지방 행정의 문란과 부패로 인한 민생의 궁핍상을 생생히 따지고 있으며, 수령이 실천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 심서(心書)라고 한 뜻은 목민할 마음은 있었지만 몸소 실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수령(군수)은 근민(近民)의 직으로 백성본위의 봉사정신 등을 주요내용으로 들고 있다. 즉 이웃해 있는 국민(주민)에게 덕행·신망·위신을 갖추라는 것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단체장이 각심해야 할 실천윤리를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함평고을 수령은 목민심서를 읽어나 봤을까’ 하는 궁금증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역에서는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이전 후보지인 신광면 송사리 주민들의 유치반대 움직임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윤행 군수와 송사리 주민 간 면담 내용이 회자되고 있다.

어찌어찌 흘러나온 면담 녹취록을 듣다보면 이 군수의 작심한 듯 내뱉는 고압적 태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 종축장 이전과 관련해 이 군수와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위 ‘군수 도장’에 대해서는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번에 현장에 가서 여러분 도장 없으면 못한다고 했지, 제 도장이 무슨 필요가 있냐, 왜 허위사실을 이야기 하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건은 종축장 이전과 관련해 이주대책과 토지보상 등 주민대책에 대한 단체장과 지역민 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대화도중 오죽하면 한 주민은 “시골사람들이 주눅이 들어서 말을 못하네요. 좀 부드럽게 해주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한 이군수의 대응은 가관이다.

이 군수 “일부러 그랬어요. 일부러”, 주민 “일부러?…잘했소”

이쯤 되면 이 군수의 직업은 근민(近民)의 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 어르신들의 항의에 불편할 지라도 민초들의 궁핍함을 살펴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이 오히려 ‘신망과 위신을 내 던져버렸다’는 빈축이 나오는 상황이다.

‘목민’(牧民)의 뜻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이 같은 행동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군수는 취임 직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군은 군정목표를 민선 7기의 존재이유로 삼아 통합과 소통을 통한 군민화합의 시대를 열고, 명품 행정을 기치로 한 내실 있는 군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저부터 열린 마음으로 군민과 동료 공직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낮은 자세로 군정을 해 나가겠습니다”, “군민과 공직자 여러분들도 우리 함평이 선진 지자체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네편 내편을 떠나, 잘한 일에는 힘껏 박수쳐주고, 부족한 부분에는 따끔한 충고와 정성어린 격려를 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군정 발전을 위한 고견을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어쩌자는 것인가. 지역에 떠도는 녹취 파일을 이 군수도 찾아 들어보길 권한다.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지 비석에는 “한 백성이라도 그 은택을 입는 자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목민심서를 썼다”고 밝히고 있다.

군수라는 관직보다 그 임무가 중요하므로 반드시 덕행·신망·위신이 있는 적임자를 선택해 임명해야 한다는 다산의 언급이 곱씹어지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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