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거문고의 줄을 바꿀 수 있나

함평군수가 군수직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공직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윤행 군수에게 징역 2년의 구형이 내려진 것.

같이 기소된 공범에게도 추징금 5000만원과 징역 1년의 구형이 내려졌다. 선고와 항소심 등이 남아 있지만 현제의 판세는 당선무효형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함평 지역민에게는 상당한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재판에서 이 군수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범죄는 아니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변론으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 군수의 반론은 현실 정치계에서 만연된 정치인들의 부끄러운 주장으로 보여 진다.

이런 상황들은 함평군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선거가 시작되면서 이 군수의 혐의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져 있었다.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데 함평군민들은 거기에 동의를 한 것은 아니지 곱씹어 볼 일이다.

결국 이윤행 함평군수가 전국 뉴스에 등장하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현직군수가 재판에 불려 다니더니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여기 더해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검사가 재판관에게 법정구속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보태졌다.

이 군수의 어설픈 법정 진술은 실소를 나오게 하고 있다. ‘지역에 제대로 된 신문사가 없어서 정의로운 신문사를 만들고자 창간을 지원했다, 그것이 범죄행위인 것인지는 몰랐다’는 것이다.

결국 언론의 정의를 위해 신문사 창간을 도왔다는 것인데, 그 신문의 창간호 1면에는 안병호 군수의 행정을 비판하는 기사가 전면에 실렸고, 이후에도 전임 군수 비판과 자신의 치적 홍보에 치중해 왔다. 결국 이 정의로운 신문은 20여회를 발간하다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 군수 재판에서는 봉숭아학당 수준의 답변이 나왔다. 재판관은 이 군수에게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봤고, 이 군수는 ‘6억 원’으로 답변했다. 이에 재판관은 ‘재산이 6억인데 신문사에 5000만원을 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찔러봤다.

이에 이 군수는 '제가 생긴거하고 다르게 통이 큽니다'라고 답했다. 방청객의 웃음소리가 재판정에 울려 퍼지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경찰과 검찰 조사결과 이 군수는 함평군 손불면 손불농협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통해 경상도 진주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3000만원을 송금하고 다시 전달하는 방법으로 자금의 출처를 세탁한 정황도 드러났다. 정치인으로서 최저치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사회적·정치적 개혁이 요구될 때 비유되는 고사성어가 있다. 바로 ‘해현경장’(解弦更張)이다.

거문고를 연주하는데 소리가 조화롭지 않다면 줄을 바꿔 매야한다. 거문고의 줄이 삵아 있다면 아무리 훌륭한 연주가라 하더라도 조화로운 소리를 낼 수 없다. 삵은 줄은 떼 내야 하는 것이다.

누가 거문고의 줄을 바꿀 수 있을까. 현직 군수가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을 오가는 불미스러운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군민들에게 던져진 물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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