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클래스>는 제61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실제 교실 현장을 방불케하는 영화<클래스>의 생생함은 극장안을 채운 관객들을 단숨에 매료시켰고 드라마가 깔고 있는 전제는 심플했고 보편적이었지만 우리 모두의 핵심을 파고들었다고 할만큼 영화<클래스>가 선사한 충격은 대단했다.

영화<클래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영화제에서 멈추지 않았다. 프랑스 개봉 당시 뜨거운 관객 반응 속에 이례적인 흥행성적을 거뒀다. 개봉 첫 주, 368개의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한 영화<클래스>는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꾸준히 지키며 상영관을 500여 개까지 늘렸고 6개월 여 동안 극장에서 상영되었다. 상업 영화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영화로서는 아주 이례적인 결과였다.

영화<클래스>가 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관객들이 겉이 아니라 안에서 바라 본 교실의 이야기에 열광했기 때문이다. 영화<클래스>는 교육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촉발하면서 문화를 넘어 사회적인 이슈로까지 이끌어 냈다. 또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지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2천 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영화<클래스>의 이야기가 프랑스 자국 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소통에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영화<클래스>는 실제로 프랑스에서 교편 생활을 했던 교사 출신 작가 프랑수아 베고도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프랑수아 베고도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겪었던 1년 간의 일상을 일기를 쓰듯 기록하여 소설로 펴냈다. 프랑스 교육의 실상을 솔직하게 드러낸 소설 『클래스(원제 : Entre les murs ‘벽 사이에서’)』는 문단과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마침 학교를 다룬 영화를 구상하고 있었던 로랑 캉테 감독은 [클래스]를 읽고 완전히 빠져들었다. 실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료들을 담고 있는 『클래스』는 로랑 캉테에게 막연하게 구상 중이던 학교 프로젝트에 대한 특별한 영감을 선물했다. 프랑수아 선생님과 학생들이 맺는 직접적인 관계 또한 큰 도움이 됐다. 로랑 캉테 감독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들이 담긴 원작 『클래스』에서 원하는 부분을 추려내고 원작 속 여러 캐릭터를 가공, 혼합하는 등 재창조의 과정을 거쳐 또 다른 영화<클래스>의 모습을 만들어 나갔다.

영화 <클래스>가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교사와 학생, 양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소설 『클래스』는 선생님의 입장이 잘 드러난 좀 더 솔직한 이야기들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소설과 영화, 두 가지 매력으로 만날 수 있는 영화<클래스>는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며 느끼는 보람과 좌절 등의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좋은 교사와 나쁜 교사, 모범생과 반항아 등으로 상징되는 기존의 학교 이미지 속에 감춰진 진짜 우리 시대의 교실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클래스>에서 로랑 캉테 감독은 학교의 여러 얼굴을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솔직한 대화를 통해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서는 장면들에서 학교는 하나의 유토피아적인 공간처럼 느껴진다. 로랑 캉테 감독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차별적인 상황들을 그리는 중에도, 열띤 토론을 통해 새로운 감성과 지성이 탄생하는 기쁨의 순간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교실’과 ‘학교’의 가능성을 내비친다. 관객들에게 우리가 알지 못했던 학교의 민낯을 보여줌으로써 영화<클래스>는 지금 우리가 왜 ‘학교’ ‘교실’이라는 공간에 주목해야 하는 가를 깨닫게 한다.

로랑 캉테 감독은 서툴지만 솔직하고 인간적인 이들의 소통에 주목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닌, 서로가 나누는 소통의 과정이야말로 지성이 탄생하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다이내믹하게 이루어지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논쟁은 서로의 감성과 지성을 끊임 없이 자극하며 모든 이들을 변화하고 성장하게 한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으로서의 위치에 매어 있지 않고,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해 나가는 영화<클래스>의 주인공들은 서로의 사이에 놓인 수많은 갈등의 상황들과 부딪혀 나가며 보다 나은 관계를 꿈꾸게 만든다.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봐야하는 영화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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