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귀 열어라 ‘돼지있고 사람있냐…사람있고 돼지있다’

손불면 죽장리에 위차한 K월드돈사에서 가축분료 저장탱크가 넘쳐 돼지 분료가 인근 농로와 배수로 입구까지 흘러 내렸다

함평군 손불면 죽장리에 위치한 돼지농장의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됐다.

지난달 20일 이 마을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마을에 위치한 돈사(K월드)의 가축분료 저장탱크가 넘쳐 상당량의 돼지 분료가 농로와 배수로 입구까지 흘러 나왔다.

사건 직후 함평군 관계자들이 다녀갔지만 이에 대한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우리가 갔을 때는 업체에서 뒤처리(청소)를 마친 상황 이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파악하기로는 분료가 지하수나 저수지로 유입되지는 않았다”면서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또, “증거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행정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냄새 등 주민민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문제도 업체와 주민들 간 협의를 통해 9월1일까지 해결한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역주민 A씨는 “저장소의 가축분뇨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분뇨를 넘치게 하고, 이 가운데 상당한 양의 분료가 지하수와 인근 저수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농수로 이용하고 있는 저수지의 물에서 심한 악취가 나온다. 물을 만졌을 때 손에서 심한 냄새가 묻어나온다. 이 물로 농사를 짓고는 있지만,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K월드에서는 퇴비장을 불법돈사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죽암 1~2리, 죽장 1~2리 주민들은 오폐수 무단방류 및 악취와 파리, 저수지 오염 등으로 피부병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상생활이 어려운 실정이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 무더위에 창문까지 닫아놔도 집안까지 스며드는 악취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K월드 측은 지난달 20일 돼지분료 유출 사건에 대해 “폭염으로 인해 기계가 오작동을 했는지 거품이 유출됐다. 그러나 지하수나 저수지로 유입되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주 오래전에는 잘 몰라도 근래 4~5년 동안은 공공수역에 가축분뇨를 배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악취 등에 의한 주민 불편을 해소시키기 위한 시설을 준비 중이다. 주민들과 약속한 9월1일까지는 해결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에만 조금 뜸한 것을 제외한 매일 한 차례씩 23톤 액상비료운반 차량이 분뇨를 거둬가고 있다”며 “앞으로 악취 개선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업체의 연간출하두수와 가장 최근의 함평지역 통계, 마리당 액비 발생량과 환경부가 고시한 ‘가축분뇨 배출원’ 등의 자료를 통해 배출량을 산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방법은 사육가축의 마릿수 산출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증거가 없어서 행정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군 관계자의 미온적 태도가 빈축을 사고 있다.

군청 등 행정당국은 매년 ‘가축분뇨 유출 사고, 환경오염 행위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보내고 있다.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을 자찬할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 행위 근절에 한박자 빠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분료가 지하수나 저수지에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편의만을 도모하며 불법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돈사에 대한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현재 집단동의서를 받아 함평군에 K월드의 패쇠 또는 이전을 요구할 계획이다.

K월드는 지난 1996년 손불면 죽장리에서 축사를 마련했으며 2018년 8월 현재 약 5000여 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이 축사에서 나온 분뇨는 년 간 약 9300여 톤, 분료 저장실은 2400톤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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