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부군수

새로운 계절이 다가왔다. 녹음이 우거지자 민선 7기라는 새로운 동력도 함평군에 들어섰다.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을 말하던 이형기 시인의 ‘낙화’가 절로 떠오르는 때다.

새롭게 첫 걸음을 뗀 민선 7기를 바라보노라면 내가 부군수로 막 부임했을 때의 생각이 뇌리에 스쳐간다. 환희와 아쉬움의 순간이 교차한다는 말이 비로소 실감되는 지금이다.

맵고도 옹골찬 바람이 을씨년스러웠던 2017년 1월, 나는 함평 부군수로 부임했다.

전라남도 22개 시․군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나의 입장에서 함평은 그저 ‘나비대축제’와 ‘국향대전’이라는 걸출한 축제를 잘 기획해서 전국에 함평이라는 두 글자를 알리고, 지역축제의 성공 모델로 그 명성을 날리며 걱정 없이 승승장구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군수로 군정을 직접 수행하며 본 함평은 그 성공의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다.

함평의 500여 공직자들은 내가 지켜본 어느 지역의 공무원보다 열정과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5월, 10월 가족끼리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에 나비대축제와 국향대전이라는 굵직한 축제를 최고의 모습으로 선보이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제초, 꽃 심기 등을 직접 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니 축제의 성공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또 3만 5천여 군민들은 투철한 주인의식으로 군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원활한 정책 추진에 힘을 보탰다.

이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함평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관광의 메카, 전국 제일의 명품 브랜드로 성장해 가고 있는 함평천지 한우를 비롯한 친환경 농․특산물을 재배하는 친환경 농업군, 동함평 산단, 빛그린 산단 등 다수의 산업 인프라를 갖춘 기업도시 이미지를 구축해냈다.

여기에, 단순한 이미지 구축으로 머물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젊은이가 유입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의 경제 고리 창출, 전남도 녹색축산시책 종합평가 대상 수상, 전남 10대 고품질 쌀 2위 선정, 입장료 수입이 개최 비용을 넘는 전남 유일의 흑자 축제 기록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보였다.

이처럼 1년 6개월 동안 부군수로서 지켜본 함평은 공직자들의 구슬땀과 노력, 군민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협조가 뒷받침 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지자체였다.

그러나 이제 민선 7기 이윤행 호(號)가 새롭게 닻을 올렸다.

민선 7기는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발전 가능성을 증명해 보여야 할 때이고, 가능성을 넘어선 실질적인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선 먼저, 군민은 선거기간 동안 빚어진 사소한 갈등과 반목은 훌훌 털어버리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갈등과 분열도 함평군민이라는 이름 아래로 하나로 모아, 화합의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군수는 지역발전을 위한 둥근 식탁에 군민과 마주 앉아 함께 논의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 공직자는 민선 6기까지가 군정의 밑그림을 그리고 탄탄한 토대를 쌓아 놓은 만큼, 마련된 기초 위에 민선 7기라는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할 것이다.

당선된 이윤행 함평군수와 함께 500여 공직자는 하나로 합심해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은 아니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일할 터전과 삶의 여유를, 노인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을, 군민 모두에게는 한데 어울려 함께 웃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집을 지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고자 하는 자는 방법을 찾고 게으른 자는 구실을 찾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민선 7기가 한해 한해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겨 4년 후 함평이 기초자치단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평화롭고 살기좋은 함평을 구현해 냈다는 평가가 이 지면을 가득 채우길 기대해 본다.

 

2018. 7. 13.

제26대 함평군 부군수 조 태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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