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경험은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주어진 이상 우리는 생을 이어가야 한다. 영화<트리오브라이프>는 생애 근간을 찾아 떠나는 인생 여행같은 작품이다. 한편의 대서사시 같은 이 영화는 신과 자연의 섭리에서부터 시작해 생명의 기원, 인간사의 다양한 단위(가족, 사회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사를 관통하는 면면들을 다뤄낸다.

영화<트리오브라이프>가 인상적인 이유들 중 하나는 대서사적인 이야기들을 함축적이고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매력 요소를 논할 때 영상미를 빼놓을 수 없다. 다소 장엄하고 과장된 느낌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탄사를 자아낼 수 밖에 없는 이미지들이 이어진다.

이 영화의 화자은 ‘잭’이라는 소년이다. 잭의 가정은 가부장적이면서도 억압적인 모순으로 가득찬 아버지와 자애롭고 순종적인 어머니, 어린 두 동생들이 있다. 맏형인 잭은 대조적인 부모 사이에서 혼돈의 시간들을 보낸다. 잭은 아버지의 권위에 이은 폭력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의한 살부의 충동까지 느낀다. 그 와중에 동생은 죽음에 이르고 이 비극에 대해 잭은 고통을 절감함과 동시에 신에게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한 평범한 개인과 가정사를 통해 인간사를 서사하는 영화<트리오브라이프>. 이 영화는 구약성서 ‘욥기’의 내용과 연이어져 있는, 다분히 종교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 속에 배어있는 신의 섭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가히 인상적이다.

영화에서 확연히 느껴지는 철학적 분위기에 걸맞게 감독은 MIT 철학교수 출신이다. 다소 친절하고 설명적이지 않아 대중들에게는 외면받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트리오브라이프>의 감독 테렌스 맬릭은 40년이 넘는 연출활동 기간 10여 편의 영화들을 연출했다. 영화<황무지>를 비롯해서 <천국의 나날들> <씬 레드 라인>등 평단의 호평을 받으면서 존경(尊敬)을 받는 감독이 됐다.

자연과 생명의 근원은 테렌스 맬릭 감독이 자신의 영화들에서 즐겨 다루는 중심 주제다. 이번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는 드라마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우주의 시작과 지구에서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들은, 맬릭의 영화적 주제와 영상철학자로서 그의 자세를 새삼 확인시켜준다.

영화<트리오브라이프>는 독특한 영상미 때문에 약간 지루할 수도 있지만 삶의 의미를 묻는 다양한 영화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번쯤 감상할 만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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