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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에
강복수  |  webmaster@n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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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1  09: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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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복수 산림기술사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 노천명 “푸른 5월”중에서 -

 

계절의 여왕 5월이다. 포근한 날씨 속에 예년보다 일찍 개화해 버린 봄꽃들은 이미 시들어 낙화 된 지 오래 이지만 들판과 산야는 초록으로 뒤덮여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은 화사하고 상큼한 계절 앞에서 무장 해제당한 채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5월의 햇살과 생동감 넘치는 초록빛으로 즐거움과 희망이 넘쳐난다. 초록은 균형과 평화를 상징하며 희망과 생명을 의미한다.

지구상에서 최초의 육상식물은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바다의 녹조류가 육지의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함으로써 정착한 것이 육상식물 출현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식물은 왜 녹색이어야만 했을까?. 우리의 주변에서 분포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물들은 녹색을 띈다. 물론 녹색이 아닌 빨강, 노랑, 분홍 등 다양한 색상의 식물들도 분포하지만 전체 식물종에 비하여 그 비율은 미미한 편이다.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세포 내의 엽록소라는 물질 때문이다. 사람의 눈이 색깔을 구분하는 것은 눈속에 분포하는 특수한 세포가 반사된 빛을 흡수하고 이것을 신호화하여 뇌에 전달함으로써 대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식물을 녹색으로 인지하는 것은 엽록소 내의 색소체가 태양의 가시광선 중 보라색,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을 흡수하고 녹색만을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는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의 주변에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색상의 경관 수종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경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왕이면 초록의 단색보다는 보다 생동감있고 다양한 색감을 즐길 수 있는 원색의 식물들이 많이 도입되어 식재되기 때문이다. 4월이면 검붉은 새싹이 유난히도 도드라져 원색의 색상을 즐길 수 있는 장미과의 홍가시나무나 황금의 도료를 칠한 듯 봄에 나오는 새잎이 온통 황금색으로 빛나는 노박덩굴과의 황금사철나무, 사시사철 빨간색으로 열정을 자랑하는 단풍나무과의 홍단풍나무, 자주빛 수피와 이파리가 특징인 자주잎자두나무 등 녹색이 아닌 원색의 나무들이 많이 눈에 띈다. 잎이 녹색이 아닌 각기 다른 원색으로 보이는 것은 녹색의 엽록소 외에 카로틴, 크산토필, 안토시아닌 등의 보조색소가 외부로 표현되어 노란색, 등황색, 붉은색의 색상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녹색을 띄는 엽록소 외에 다른 색을 띄는 식물들의 광합성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식물의 광합성은 꼭 엽록소에서만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서식지의 환경에 따라 다른 색소를 이용하여 광합성 작용을 하기도 한다.

정원에 식재된 홍단풍나무 잎의 색상이 봄철에는 빨간색이었다고 여름철에는 녹색으로 바뀌어버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원래 홍단풍나무(노무라단풍)는 계절이 바뀐다고 해서 색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잎의 색상이 녹색으로 변하는 홍단풍나무는 생육과정에서 자연적인 교잡이 이루어져 잡종이 생겨 난 것으로 추정된다. 봄철 홍가시나무, 황금사철나무, 후박나무의 새잎은 각각 붉은색, 황금색, 분홍색의 색상을 보이지만 기온이 상승하고 태양빛이 강렬해지면 점차 녹색으로 변해간다. 식물의 잎이 원색에서 녹색으로 변해가는 것은 식물의 생리적인 변화이지만 그것은 아마도 탄수화물을 생성하기 위한 광합성작용에 카로틴이나 크산토필의 색소보다는 엽록소가 더 효율적이므로 환경에 더 적합하게 적응한 것이다.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이 진화는 어느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생존에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아주 느리게 진행된다. 열대나 난대 등 기온이 높은 지역일수록 다양한 색상과 화려한 문양을 자랑하는 사철푸른 식물종들이 많이 분포한다.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지역 등 연평균 기온이 14도가 넘는 따뜻한 지역에는 녹나무, 먼나무, 후박나무, 담팔수, 구실잣밤나무, 홍가시나무 등 난대 상록수종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경관 수종으로 많이 식재하고 있는 난대 상록수종은 결정적으로 추위에 약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의 혹한을 이겨내고 아름답고 화사한 원색의 잎으로 정원을 장식하는 식물들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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