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어른이 되기까지

 

파올로 소렌티노는 이탈리아 영화의 부흥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의 영화작품 <가족의 친구> <사랑의 결과> <일 디보>는 내리 칸영화제에 진출했고 <일 디보>는 2008년에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따라서 거장 감독의 영화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쏠리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영화가 상영되고 나서 그 평가가 좋지 않았다. 대부분 평자들은 어수선한 드라마로 여겼고 재평가를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그다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영화<마버지를 위한 노래>는 20년간 은둔생활을 해오던 왕년의 록스타 셰이엔이 아버지의 임종을 계기로 여행을 떠나 미처 몰랐던 사랑을 발견하고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은 삶의 지침서 같은 작품이다.

영화<아버지를 위한 노래>에는 갖가지 사연으로 힘들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울한 음악을 듣다 자살한 두 아이의 부모, 이유를 말하지 않고 집을 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좋아하는 여자의 사랑을 구하지 못하는 남자, 전쟁의 고통을 잊지 못하는 형사, 뚱보 아들과 사막에서 외롭게 사는 웨이트리스, 세상 끝으로 피신한 나치 전범. 지금껏 그들과 같은 처지였던 셰이엔은 길을 떠난 뒤 변화를 맞이한다.

‘동굴’안에 스스로를 가둔 그를 꺼낸 건 결국 아버지다. 셰이엔은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듣고서 배를 타고 미국으로 간다. 셰이엔은 장례식을 마친 후 아버지가 유대인 수용소에서 자신에게 모욕감을 줬던 나치 전범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다. 셰이엔은 그 길에서 문신아티스트, 웨이트리스, 인디언 등 엉뚱하고도 매력적인 인간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을 통해 ‘어른’이 된다.

등장인물이 많고 권태에 빠져 철없는 십대 소년처럼 구는 주인공의 캐릭터 때문에 영화는 다소 산만해 보인다. 그러나 대사가 적어도 묘한 여운을 남기는 조연들의 캐릭터가 영화의 이런 단점을 희석시켰다.

영화계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아버지를 위한 노래>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을 맡은 숀팬의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겉보기에는 어른의 모습이지만 내면에는 아픈 상처와 연약함을 지닌채 마치 구름위를 걷듯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셰이엔을 훌륭히 소화해 낸 손펜. 그는 특유의 에너지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맡은 배역마다 훌륭하게 소화하며 세계적 스타로 자리잡은 명배우로 한번 수상하기도 어려운 아카데미,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석권하며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결국 영화<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숀 펜의 존재감과 연기력, 분장이 워낙 압도적인데다 이야기의 무게감, 의외의 전개와 유머, 개성 있되 튀지 않는 조연 캐릭터와 연기력, 담백한 전개를 잊게 만드는 멋진 카메라 움직임과 영상미,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노래들, 로드 무비와 성장 영화로서의 장점 등이 영화를 통하여 그대로 전달되며 관객들에게 심심한 울림을 전하는 매력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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