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함평산업단지 ‘빚’ 허물 벗고, 효자 되어 군민의 품에 안기다

정영오 행정학박사

전)함평군기획실장

함평군은 지난 12월 20일, 2017년 12월 현재 군이 갚아야 할 지방채 잔액 110억 원 전액을 조기 상환한다고 발표했다. 함평군의회에 상정된 지방채 상환을 위한 제3회 추경예산이 12월 22일 의결됨에 따라 12월 26일 모두를 상환하였다고 밝혔다. 함평 지역사회의 화제(話題)가 되고 있다. 거리마다, 마을마다, 회관과 경로당마다, 사람이 모이는 곳마다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이제 함평군도 전국에서 몇 되지 않는 ‘빚 없는 자치단체’ 반열에 당당히 오른 것이다. 군민 모두의 경사이자 함평군정사(咸平郡政史)에 길이 남을 일이다.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의 부족한 재정수입액을 보충하기 위하여 과세권을 담보로 조달하는 채무이다. 지방채를 활용함으로써 특정 사업에 대한 편익과 비용을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나누어 짊어지게 하여 재정부담을 세대 간에 공평하게 할 수 있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지방채는 필요한 재원을 탄력적이고 신속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은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건전성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지방자치단체의 결산자료를 분석하여 재정상황을 종합 평가한다. 전국 242개 지방자치단체를 5개의 동종자치단체(특별·광역시, 도, 시, 군, 자치구)로 구분하여 재정운영의 건전성, 효율성, 책임성 등을 지표별로 공개한다.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주(主)지표이다. 2017년 초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2015년도 결산에 대한 지방재정 분석결과를 보면 함평군은 건전성 부문에서 전국 군(郡) 단위 평균보다 낮게 평가된 바 있다. 채무와 관련된 항목이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관리채무비율에 있어서 군 단위 평균이 2.63%인데 비하여 함평군은 7.32%, 환금자산대비 부채비율에 있어서도 군 단위 평균 24.53%에 비해 47.35%, 일반재원 결산액 대비 지방채무 잔액을 나타내는 지방채무 잔액지수는 16.64%로 상당히 높았다. 관리채무, 실질채무, 환금자산대비 부채, 통합유동 부채, 장래세대 채무부담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낮게 평가되었다. 이제 함평군의 지방재정 건전성은 2017회계년도 지방재정분석부터는 매우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번 함평군의 지방채 조기상환은 동함평산업단지 조성에 투자된 지방채가 포함되어 있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당시 동함평산단 조성에 선 투자된 550억 원의 민간자본은 함평군이 보증한 우발채무로, 조성된 용지의 조기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관리채무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2015년에 26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하여 민간자본을 완전 청산하였다. 함평군의 부단한 노력으로 용지분양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그 동안 260억 원 중 180억 원을 상환하고, 2017년 12월 현재 남은 80억 원은 앞으로 2020년까지 상환해도 되는 것이다. 또한 민선 4기로부터 인수받은 지방채 158억 원 중 128억 원을 상환하고, 2017년 12월 현재 30억 원이 남아, 함평군의 지방채 잔액은 모두 110억 원이었던 셈이다.

함평군은 민선 5, 6기 들어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군정의 모토(母土)로 삼았다. 군수를 비롯한 전 공무원이 군(郡)의 살림을 내살림처럼 아끼고 알뜰하게 운영한 결과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분석결과 2016년과 2017년(2년 연속) 알뜰살림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되어 행정안전부로부터 113억 원의 보통교부세를 더 받는 인센티브가 주어졌다. 이 돈을 활용하여 남은 빚 110억 원을 모두 조기 상환하였으니 군민 모두가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함평군은 동함평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 많은 시련에 부딪혔다. 잘 못 이해한 일부 군민들은 산단 조성이 함평군의 재정파탄을 초래할 것이라고 선동하였고, 급기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군수와 관계자들은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받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수사 결과는 무혐의로 판명되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은 동함평산업단지가 ‘빚’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함평군민의 순자산이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잡목으로 우거졌던 척박한 황무지 738,773㎡(약 223,000평)가 번듯한 일자리의 산실로 거듭 났으니 함평의 앞날을 걱정하는 군민이라면 적당히 자긍심을 가져도 되지 않겠는가. 동함평산단의 용지 분양률이 95%에 이르렀다고 한다. 중도금과 잔금을 모두 회수하면 142억여 원의 흑자가 생긴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조기 상환에 따른 11억 원의 이자 부담을 줄인 셈이니 이런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필자도 기회 있을 때마다 동함평산단의 지방채 조기 상환을 강조해 왔다. 지방채 제로(Zero)의 자치단체로 거듭나기까지 실사구시의 알찬 살림을 꾸려주신 함평군 공무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함평군의 경사를 기관단체와 사회단체를 비롯한 군민 모두가 축하하자. 그동안 애쓴 함평군 공무원들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더 많은 고래반응을 보이도록 격려를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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