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산림공원사업소

산림기술사 강복수

최근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취미나 운동 등 활동계획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낚시가 등산을 제치고 국민 취미생활 1위로 등극하였다고 발표한바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조사결과로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등산 활동이 갑자기 큰 폭으로 감소하였거나 일반 국민의 취미생활이 급변하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비율은 국토 면적 대비 63.2%이며 OECD 국가 중 핀란드, 일본, 스웨덴에 이은 4위로 세계적인 산림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1972년 국제농업기구(FAO)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로 한국을 지칭하기도 하였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그동안 추진하였던 산림녹화의 기록과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 산림녹화의 과정과 그 중요성을 세계인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힌바 있다.

지금까지 등산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취미활동에서 줄 곳 1위를 차지하였다는 것은 그만큼 숲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높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산을 찾는 모든 사람들의 행위가 숲에 대한 관심이나 사랑의 표현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과 40여 년 전 만 하여도 국토의 대부분이 나무 한그루 제대로 생육하기 어려운 황무지였다가 이제는 1ha당 평균 입목축적이 146㎥(임업통계연보,2016)으로서 일본, 미국 등 임업선진국과 비교하여도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하였다는 것은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숲이란 수풀이 줄어서 된 순 우리말이다. 숲과 같은 의미로 산림(山林) 또는 삼림(森林)이라는 단어가 함께 쓰이고 있는데 국어대사전에서는 ‘산에 있는 숲을 산림으로, 나무가 많이 있는 곳을 삼림’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숲을 통칭할 때 쓰여 지는 단어는 산림이며, 삼림이라는 용어도 학술적으로 산림과 함께 혼용되고 있다.

삼국유사나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산림이라는 표현만 나타나고 삼림이라는 용어는 보이지 않는다. 삼림이라는 단어는 일제강점기인 1908년부터 약 40년간 행정용어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제가 우리나라 산림정책 수행을 위하여 제정한 삼림령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보나 숲의 기술적인 면에서 보나 숲을 나타내는 용어는 삼림보다는 산림이 더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전영우,2005)

숲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우리의 주변에 존재하면서 인간에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숲은 인간과 떼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숲은 인간에게 경배의 대상이기도 하였지만 또한 정복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숲을 지배하는 자가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숲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다. 숲은 우리가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보물이자 생명창고이다. 숲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관리대상으로서의 숲을 어떻게 보듬고 가꾸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 지면을 빌어 우리 모두가 숲에 대한 상식의 지평을 넓혀가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편백나무 우거진 수산봉 산책길을, 떡갈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가 극상을 이루는 용천사 천연림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연재될 숲 이야기에 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기대하며 19세기 낭만파의 거장인 샤토브리앙이 남긴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라는 경구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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