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 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

 

파랑새하면 언뜻 연상되는 것이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민요로 지방마다 다양한 내용의 노래로 전해지고 있지만, 전봉준과 농민군의 실패에 대한 실망과 안타까움이 담겨져 있다.

실제로 파랑새는 녹두밭에 앉을 정도로 작지도 않지만, 파랑새목 파랑샛과에 속하는 30㎝가량의 제법 큰 몸집을 지닌 여름철새이다. 암·수가 모두 비슷하며, 몸은 선명한 청록색으로 머리는 흑갈색을 띤다. 날개는 첫째날개깃의 중앙에 푸른빛이 도는 흰색의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으며, 날 때에 크게 보이고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을 띤다.

침엽수림이나 낙엽활엽수림 등 큰 나무의 줄기에 있는 구멍이나 딱따구리의 낡은 둥지를 이용해 보금자리로 한다. 둥지는 까치, 올빼미류, 까막딱다구리 등 다른 조류가 만든 둥지를 빼앗거나 번식을 마친 옛 둥지를 사용하기도 하며, 둥지 내부에는 대개 아무것도 깔지 않고 알을 낳는다. 번식철 쌍을 이루어 "켁 켁 켁" 하는 특이한 소리와 허공에서 구르듯이 재주를 부리며, 보통 높은 나뭇가지나 전깃줄에 앉아 먹이를 찾는다. 큰 부리로 날아다니는 잠자리, 나방 등을 낚아채 사냥하기도 하며, 딱정벌레류, 매미류, 풍뎅이 등 곤충을 잡아먹고, 5월 하순부터 산란하여 알을 3~5개 정도 낳아 22~23일간 포란한다.

파랑새는 동양에서 기쁨과 희망을 상징하는 것으로 지칭되는 것이 푸른빛이 주는 신비함 때문인 듯 하며, 신화 속 전설에서의 청조(靑鳥)는 서왕모(西王母)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주고 소식을 전해주는 신조(神鳥)로 나온다. 일본에서는 파랑새를 불법승(佛法僧)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삼보조(三寶鳥)라고 부른다. 또 다른 파랑새에 대한 자료로는 푸르름은 희망이고 또 슬픔의 빛깔이다. 푸른 하늘, 푸른 들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을 원 없이 우는 그런 파랑새는 희망과 행복을 상징하는 새가 되었다.

파랑새 증후군이란 말이 있다. 가까운 데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비현실적인 계획이나 꿈을 세워놓고 멀리 있는 행복을 찾아 헤매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인생의 행복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늘 손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다. 단지 우리의 눈과 귀가 욕심에 사로잡혀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 빛깔을 보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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