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0.1.22 수 12:49
> 오피니언 > 최권진의 편지
19대 대선 후보 스탠딩 토론회를 보고 나서
로컬타임즈  |  webmaster@nctimes.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4.26  10:00:42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최권진주필

19대 대선 후보 5명이 나와 벌이는 난상토론 2시간,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처음 하는 스탠딩 토론회. 방송과 언론의 소문은 무성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숟가락을 들기에도, 젓가락을 들기에도 민망했다. 후보들이 내놓는 음식을 그냥 보고만 있다가 2시간을 보냈다. 첫 회는 기대치가 높아서라고 마음을 다독이며 다음을 기대했는데 판박이였다. 먹었던 음식이 나온다. 접시만 바꿔 나온다. 허기가 밀려온다. 늘 가난한 마음의 허기다.

말 잘하는 것도 타고난다고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말을 잘하는 것은 타고 나는 것보다도 그만큼 준비하고 연습을 한 것이다. 우리가 그의 절차탁마 과정을 몰라서 아무런 전제 없이 저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의 전국시대 말기에 ‘세치 혀’로 합종과 연행을 말하며 중원을 쥐었다 폈다했던 소진과 장의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당대의 책략가들을 줄줄이 배출한 귀곡자 문하에서 동문수학했다. 말하는 대상에 따라서, 토론하는 주제에 따라서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해서 준비한 말을 했을 것이다. 누구나 말을 잘할 수 있다. 얼마만큼 준비하고 연습을 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그러나 연습만으로 힘든 것이 있다. 타고나는 목소리다. 목소리는 연습을 한다고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목소리는 저마다 다르다. 그중에서 사람들이 듣기에 좋은 목소리가 있다. 단지 목소리가 좋아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목소리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타고난 목소리가 대중이 호감을 갖는 목소리가 아니라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 낙담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얼굴이 다른 만큼 목소리도 다르다. 천양지차다. 천차만별이다.

목소리는 저마다 특이한 성음이 있다. 그래서 성문으로 개인을 판별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개성이 넘치는 것이 사람의 음성이다. 그렇기에 타고난 음성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는 없다. 저마다의 타고난 음성을 단전에서 우러난 음성으로 말하면 그 음성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판이하게 다른 음성이 있었다. 처음에는 듣기에 편하지 않더니 자꾸 들으니 그 목소리에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다음에는 아주 좋았던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여전히 나는 좋아한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호감도가 낮다고 생각되는 목소리도 매력 있는 목소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노력이다. 말에 대한 진정성이다.

어떤 강의는 강의의 내용보다는 강사의 목소리만 기억되기도 한다. 우리의 오감기관은 오감에 따른 감각을 최대한 느끼고 싶어 한다. 우리들이 의식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의 내부에서는 특정한 목소리를 새기고 있는 것이다. 특정한 음악의 조화로운 선율처럼 목소리도 기억해 낸다. 20대 시절에 어울렸던 통키타 가수에게 들은 말이지만 지금도 생생한 말이 있다. ‘수많은 악기가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인간의 목소리다’는 내용이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수많은 악기가 있지만, 가장 좋은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다. 수많은 소리가 있지만 들어도,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목소리다. 목소리 하나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사람이 있다. 좋은 목소리에는 귀가 먼저 가고 마음도 따라 가기 십상이다.

다음달 5월 9일 치러지는 대선 후보자는 토론회에 나온 다섯 후보 외에도 아홉 명의 후보가 더 있다. 열네 명의 대선 후보자가 나란히 자리한 거리의 선거벽보를 봤다. 모두가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했지만 벽보에서 나와 내 손을 잡아주는 후보는 없었다. 말을 걸어오는 후보도 없었다. 정책을 입안하여,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정치다. 국민에게 지지받고 실행하는 것이 정치다. 주고받는 언어의 무게가 없는, 말씀다운 말씀이 없는 토론회.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은 없었다. 기억의 저편에 새겨지는 목소리도 없었다. 허기진 마음 달래려면 수다를 떨자. 우리끼리라도 수다를 떨자.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표를 먹고 산다. 표를 먹고 좌표를 정한다. 표를 먹고 진격한다. 표를 먹고 성장한다. 민주주의의 시작도 투표며 완성도 투표다. 내 한 표를, 당신의 한 표를, 우리들의 한 표를, 투표함에 넣어야 민주주의는 시작된다. 민주주의는 완성된다. 국민은 투표로 말한다. 말하기 위해서는 투표장에 가야 한다. 투표용지에 기표해서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

 

로컬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함평군 함평읍 중앙길 80  |  Tel : 061-324-5900  |   : Fax 061-324-5901
등록번호 : 전남아00248  |  등록년월일 : 2007년04월17일  |  발행인 : 김진  |  편집인 : 신승수  |  편집국장 : 김성태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수영
Copyright © 2007 - 2020 함평·로컬타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