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타임즈는 지난 9일, 창간1주년을 맞이해 특별 좌담회로 편집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덕모 편집위원장, 정영오 위원, 강경호 위원, 이귀남 위원, 정천수 위원, 최권진 위원 등 6인이 참여해 함평타임즈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와 지역 아젠다 설정, 지역여론 수렴, 정보전달 역할, 차별화 전략, 편집방향 등 6개의 주제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편집자註

 

“지방자치 성공 위해 지역언론이 가교역할 해야”

♦ 김덕모 : 함평타임즈가 벌써 창간 1주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함평타임즈 이운상 발행인과 김진

김덕모 편집위원장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편집인께서 채찍을 때려주라는 데 채찍보다는 격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이기 때문에 어제 프►레스센터에 가서 회의를 했었는데 거기서 나온 이야기도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이 살기 위해서는 지역언론이 뿌리를 내리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민주주의의 완성은 지방

자치에서 완성되는데, 지방자치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역언론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하죠.

그동안 격주간으로 23호를 발행하고 1주년을 맞이하는 함평타임즈가 지역사회에서 이정표가 되는 신문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 훌륭한 편집위원들을 모시고 특별 좌담회를 개최한 함평타임즈의 자세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보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신문으로 우뚝 서길 기대하겠습니다.

오늘은 함평타임즈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 지역 아젠다 설정, 지역여론 수렴, 정보전달 역할, 차별화 전략, 바람직한 편집방향 등 6개의 주제에 대해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함평타임즈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 정영오 : 어떻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언론을 만들고 이끌어 온 이운상 발행인과 김진 편집

정영오 편집자문위원

함평군립도서관 명예관장

인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기자님들에게 수고가 많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23호까지 꼼꼼히 읽고 있습니다만 일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함평타임즈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봅니다.

편집도 상당히 짜임새가 있고 특히 열심히 일하는 군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가서 취재해 소개해 줌으로써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지방자치에 대해서 신문에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우리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 그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지역에 여러 신문들이 있지만 함평타임즈가 앞으로도 그런 선도적인 언론이 되었으면 한다.

► 강경호 : 제가 서울에서 언론쪽에서 오래 일을 했고 지금은 문예지를 만들고 있습니다만 제가 전

강경호 편집자문위원

시와 사랑 대표

국의 문예지 협회에서 만남을 가지면, 거기서 단연 화두가 되는 주제 중 하나가 로컬리즘입니다. 그것은 지역정체성과 맞물리는 문제니까, 그래서 여러 이야기들이 가능하겠지만 구체적으로 함평타임즈 신문을 보게 되면 잘 해오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지역신문들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 로컬리즘 발굴 등 특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천수 : 저는 부족하지만 농업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자격으로 오늘 함평타임즈 1주년 편집회의에 저를 불러준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참여하는 것이 저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함평타임즈가 창간 1주년을 맞이했는데,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데 앞으로 가교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현장감각을 살려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군민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 이귀남 : 저는 독자입장에서 판단합니다만, 독자가 기사를 읽어 봐서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모 지역신문에서는 독자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기사를 쓰고 편집해야 하는데, 자기 신문사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펼

이귀남 편집자문위원

함평군 새마을지회장

치거나 이권단체의 이익을 겨냥해서 기사를 쓰는 신문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신문은 일체 읽어보질 않습니다.

독자들도 이제는 똑똑해서 잘 알고 있거든요. 현재 탄핵 정국에서도 가짜뉴스들이 남발되고 있고 서로를 매도하는 기사들도 넘쳐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아무리 지역신문이지만 지역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함평타임즈가 그런 신문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해야”

 

♦ 김덕모 : 그것은 뉴스와 오피니언이 뒤섞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신문은 정보전달의 기능과 여론선도의 기능,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신문사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사설이나 칼럼 등 오피니언란을 통해서 충분히 개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팩트를 다뤄야 할 뉴스에서 신문사가 특정한 방향성을 갖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사실을 가공

정천수 편집자문위원

함평군4H본부회장

해 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지역신문에서 뿐만 아니라 중앙지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공동체 성격을 지닌 지역신문의 경우 지역의 이해관계가 매우 첨예한 만큼 팩트를 담아내려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귀남 위원께서도 말씀하셨다시피 그런 특정한 방향성 때문에 독자가 속상해 하는 일이 없도록 팩트 중심의 기사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편집위원이기 전에 함평타임즈의 유료독자로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만, 함평의 지역현안의 경우 간접적으로 밖에 알 수가 없습니다.

함평군도 어차피 농도니까, 미래의 농업이 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IT를 접목하고, 또 스토리가 있는 농촌을 만들어야 농도인 함평이 더욱 잘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먹거리를 만

최권진 편집자문위원단 간사

함평타임즈 주필

들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고 신문도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주요 현안을 다루는 문제는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편집위원들이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주요 현안들을 다룸에 있어 함평타임즈가 부족한 것은 없는지, 잘 하고 있는 건지 편집위원님들께서 한 마디씩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정영오 : 두 가지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우리 언론이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데 솔선수범하고 앞장 서 나가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사회적 자본은 경제적 자본과 더불어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인데 오히려 사회적 자본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에 여러 가지 가치가 있는데, 그런 가치들을 만들어서 축적하는 게 사회적 자본이고, 이런 일에 언론이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에서 대표적으로 정신문화운동을 펼쳐나가는 것이 ‘겸손, 배려, 감사’ 운동입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대부분 그걸 모르고 있습니다. 이걸 군청 내에서의 운동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지역사회의 이러한 정신문화운동을 언론이 이끌어줬으면 좋겠단 생각인데 그것은 사회의 신뢰회복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불신사회를 신뢰사회로 만드는 과정으로써 관 주도의 운동보다도 민간에서 하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함평에는 시민단체는 별로 없습니다만 사회단체는 많이 있습니다. 언론과 힘을 합쳐 하면 더욱 잘 될 것입니다.

이 자리에 이귀남 새마을지회 회장님도 계신데, 새마을지회, 번영회 등이 언론과 힘을 합쳐서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언론이 그런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나 개인, 거버넌스를 찾아서 홍보를 해주고,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사회적 자본 형성에 앞장서야”

 

► 이귀남 : 신문사가 특정한 방향으로 기사를 쓴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독자가 읽어봤을 때 인상 찌푸리게 하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지역지를 읽다보면 도가 넘게 편향된 기사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잘 된 부분은 칭찬하고 잘못된 부분은 질타하는 게 언론의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론이 사회단체 하나를 죽이려면 죽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또 차츰차츰 이어갈 수 있도록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새마을지회도 지난해 아픔이 있었습니다만, 여전히 진행중인 끝나지도 않은 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2017년부터는 새마을도 새롭게 태어날 것이며 누가 지회장이 되든 올바르게 이끌어 가리라 희망해 봅니다.

♦ 김덕모 : 편집방향과 관련해서 저널리즘의 본령인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언론은 피의사실 공표는 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혹은 평판과 관련해서는 언론이 매우 조심히 접근해야 합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해서 편집방향을 잡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 정천수 : 모든 것은 음과 양의 조화입니다. 일방적으로 채우기 위한 기사나 버리기 위한 기사, 그런 데에 치중을 두지 말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사, 종합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효용을 가질 수 있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기사들로,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언론이 되어야 합니다.

♦ 김덕모 : 보통 신문하면 언론용어로 소위 ‘조지는’ 기사를 떠올리는데, 함평타임즈가 어차피 공동체 신문이니까 그런 비판기사보다는 미담기사, 더불어 나눌 수 있는 기사를 많이 발굴했으면 좋겠다는 주문 같습니다.

그래서 비판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기사보다는 화합하고 더불어 갈 수 있는 생활밀착형 기사들을 많이 발굴해냈으면 좋겠습니다.

► 최권진 : 보다 활발한 논의를 위해 간단하게 함평군의 현안보고를 드리겠습니다. 함평군은 2016년말 기준, 1읍 8면 272개리 496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런 자연마을이 스토리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제부문에서 함평에는 6개 농공단지가 가동중이거나 가동준비중에 있습니다만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농정부문은 다양한 로컬푸드도 있지만 함평을 대표하는 지역특산품이 없습니다.

문화부문에서 함평은 전국에 희소성이 있는 군립미술관이 있습니다만 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전남 22개 시군중에서 유일하게 함평군에만 없습니다. 국가적으로 문화융성을 추진하는 데 이런 부분에서 뒤처진 상황입니다. 미술관도 지역에 좀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고요.

관광·스포츠 부문은 용천사권 관광개발, 생비빔밥 융복합화사업,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등이 추진예정인데 가장 큰 문제는 함평에 랜드마크가 없다는 점입니다. 해변길, 강변길 등 자전거 전용도로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교육부문은 교육재배치 사업으로 통합중, 거점고, 교육역사박물관, 영재교육진흥원 등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학생수가 감소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복지부문은 현재 함평이 굉장히 복지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함평천지종합복지회관을 예로 들면, 1-2층은 노인회관이고 3층은 청소년 문화의 집인데, 종합복지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곳에 청년회관이나 장년회관은 없습니다. 그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부문은 종이신문은 7개이며 1곳이 휴간 중입니다. 인터넷신문은 2개가 있습니다.

♦ 김덕모 : 함평군의 현안을 잘 짚어준 것 같고 나름 대안 포인트로 잘 제시한 것 같다. 현황파악을 잘 하고 있는 만큼 특집이나 시리즈로 짚어나가면 아젠다 설정이 잘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저널리즘의 본령인 대리인들 감시역할 충실해야”

 

► 정영오 : 설명을 주로 들어보니까 모든 일들이 주로 대리인들이 해야 할 일들 같습니다. 주인이 서포트를 해야겠지만 그런 일들은 전부 대리인들이 해야 할 일이죠.

사실 우리 사회는 전부 주인과 대리인 관계죠. 군청, 경찰서, 농협, 각급 기관단체들은 모두 대리인들입니다. 그럼 주인은 누구냐? 군민입니다. 그 대리인들을 감시하는 일을 언론에서 해야하는 것이죠.

저도 군청에서 근무하다 나온지 2년 됐습니다만, 관청에서는 잘한 일은 홍보자료를 기막히게 잘 만들어 배포합니다. 그렇게 관청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뿌리면 걸러지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보도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 과정에 미화도 있을 수 있고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정보를 은폐, 조작, 왜곡하는 경우가 있는데, 언론은 그것을 밝혀내야 할 의무가 있죠. 군민들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말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군청에서 행정을 잘해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프랜카드도 붙이고 그랬는데, 그런데 그것은 작년 데이터이고 그 작년 데이터와 올해 데이터를 비교해봐야 합니다. 올해 성적은 작년 성적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봐야죠.

그런 것들은 각 기관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전부 공개돼 있습니다. 대리인들이 주인을 위해서 아젠다를 잘 실천하고 있는지 감시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죠.

군청 뿐만 아니라 교육청, 농협 등도 마찬가지고요. 중앙부처나 도에 들어가서 살펴봐야 합니다. 잘못한 부분은 잘 드러나지 않으므로, 알권리 차원에서 언론들은 그걸 추적해서 밝혀야 하죠.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안 제시할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리인들은 고급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주인들은 잘 모릅니다. 그러면 대리인들은 주인이 모르는 줄 알고 정보를 은폐하고 조작하려고 합니다. 그런 것을 언론이 방지하면서 주인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죠.

► 최권진 : 신문의 편집방향을 생각해볼 때, 신문이 앞으로 살아나가려면 사건 위주가 아니라 사람 위주, 인물 위주로 맞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할 수 있게 신문의 방향을 잡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사실 우리 함평타임즈의 사장은 함평군민입니다. 그런데 군민들은 단지 몇몇 사람만이 신문을 만드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 인식을 깨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건 위주의 편집에서 인물 위주의 편집으로 방향을 바꾸고 싶은데, 방향을 잘 짚고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 김덕모 : 저는 그것을 적절히 조화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자들은 지역의 현안이나 이슈에 대해 알권리가 있으니까요. 대리인, 즉 권력자는 자유민주체제에서 선출직이거나 임용직이거나 둘 중 하나인데, 그런 분들의 행정행위에 대해 언론은 당연히 감시할 의무가 있죠. 언론은 선출되지도 임용되지도 않았지만 헌법에 의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그것을 수행하는 것이죠.

법률로 권리를 위임했던 대리자들이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주인이 궁금해하니까, 그것을 알려주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인데, 하지만 사람 이야기가 제일 재밌죠. 그래서 그 둘을 병행해 가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농업, 경제, 교육 등 여러 분야를 다루지만 너무 거창한 분야를 다룰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생활밀착형 기사, 사람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강조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최권진 : 좀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인물동정란에 보면 군수와 의장 같은 분들만 대부분 나오고 일반인들은 빠지거든요. 우리가 로컬부분 강화 차원에서 ‘동네방네’ 등에서 지역소식을 전하고 동창회나 단체의 동정 같은 것을 담고 싶었죠. 그래서 신문을 보면 지역이 돌아가는 사정을 바로 알 수 있게 되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 주부기자, 학생기자 활용 필요”

 

♦ 김덕모 :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취재력이 필요한데 시민기자나 주부기자, 학생기자를 모집해 활동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요즘 다양한 스펙이 필요하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합니다.

중고등학생, 주부, 다문화가족 등 각계각층을 기자단에 참여시키는 것이 신문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또 그런 분들을 통해서 생활밀착형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죠. 편집국장이나 취재부장이 그런 소소한 얘기들까지 다 취재하고 다니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고요, 그렇게 시민기자단을 병행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강경호 : 지역신문의 문제가 대부분이 먹고살기에 급급하다보니까 잘못되면 사이비 기자가 나오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당연히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하고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밖에 바라볼 때는 함평에 많은 신문들이 있다보니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차별성을 가지고 제대로 한다면 말입니다.

► 최권진 : 어떻게 보면 모든 독자들은 기자들이기도 하거든요.

♦ 김덕모 : 그렇죠. 제보를 받으면 됩니다. 그분들에게 완성된 기사를 기대하지 마시고 아이템을 받으면 신문사에서 정리하면 되는 거니까, 결국 취재거리를 제공받는 것이죠. 그게 바로 차별화 포인트가 되는 겁니다.

► 최권진 : 거창한 것보다는 이웃소식, 사람사는 우리동네 이야기를 전해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사실 말은 쉽지만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 김덕모 :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죠. 일일이 취재가 어려우니까, 시민참여를 보다 폭넓게 하고, 그런 포맷을 구축하고, 그분들을 모두 독자로 만들어야죠. 그분들께 사명감을 주면 좋아하니까요.

► 최권진 : 행정경험이 많은 정영오 위원님께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우리가 기사를 써서 강하게 하고 싶어도 상대가 이웃집 형님이고 동생이고, 친구들이다보니 강하게 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막말로 집요하게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부분이 있죠.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면 밤에 못돌아다닐 정도로 강하게 써야 하지만, 지역에서는 금방 또 길거리에서 마주치기 때문에 강하게 못하는 부분이 있으며, 이것은 중앙지와는 다르게 공동체 신문인 지역지의 어려움 중 하나 같습니다.

► 정영오 :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건 기술(記述)의 문제 같습니다. 너무 비판적으로 쓰는 것보다도 ‘이런 사실이 있다’고 팩트를 보여줌으로써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하는 게 좋죠. 강력한 글 솜씨를 발휘해서 밟아버리려고 하는 것보다도

예를 들어, 작년에 비해서 실적이 저조한데 업글레이드시킬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등 부드럽게 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습니까.

► 최권진 : 스트레이트 기사의 경우 팩트 위주의 사실보도를 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쓰면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칼럼 부분입니다. 칼럼도 선을 지키면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만 또 그렇다보면 ‘맛이 없다’,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지역에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파들이 나뉘어져 있는 게 현실이고, 그렇다보니 군민들은 일부 신문사가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그런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일부보도에 따라서는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결국은 지역민이 함께 가야하고, 그런 방향에서 지역신문이 주민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화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성, 간결성, 정확성 등 저널리즘 3요소에 충실해야”

 

♦ 김덕모 : 정확한 지적입니다. 정위원님 말씀에도 100% 동감하고요. 특정집단이나 세력을 대변하는 신문이 되면 그건 정파신문이거든요, 그런 건 오래 갈 수가 없고요. 신문이 뿌리를 갖고 가려면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것이죠.

‘톰소여의 모험’의 작가로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은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서 추앙받는 분입니다만 그분이 소설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저널리스트이기도 합니다.

그 분이 오늘날 저널리즘의 원칙인 3C를 주장했는데요, 기사에는 구체성 또는 명확성(Concrete&Clear), 간결성(Concise), 정확성(Correct)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즉 기사에서는 기자의 감정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기사에선 날선 얘기를 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점에서 스트레이트 기사는 건조한 거죠.

► 최권진 : 그래서 저는 신문은 절대적으로 스트레이트 기사와 피처기사가 다양하게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덕모 : 인터넷 신문의 문제가 사실과 주장이 뒤섞여 버린다는 거죠. 그것은 정제된 글쓰기 교육을 안 받아서 그렇습니다. 뉴스는 드라이하게 팩트 중심으로 하고, 일침을 가하고 싶은 건 사설이나 칼럼을 쓰면 됩니다.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특정한 방향성을 제시하면 신문이 자기근거를 잃게 되는 거죠. 사실과 의견을 명확하게 구분하게는 중요합니다.

► 최권진 : 진짜 소신껏 쓰는 칼럼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지역신문들은 대충 쓰는 경우도 많은 것 같더군요. 정밀한 과정을 안거치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정영오 : 한번 써놓고 또 거르고 또 다듬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 최권진 : 그런 면에서 좋은 필자를 계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 같습니다.

► 정영오 : 진짜 중요한 것은 처음에도 얘기했다시피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고 축적하고 정진시키는 일입니다. 잘한 것은 그 사람들이 잘하니까 신문에 보도되는 것이죠. 그 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보도해주는 것이 사회적 자본이 되는 것이며, 이것은 곧 믿음의 사회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일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최권진 : 지역신문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감안해볼 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 김덕모: 제가 참여정부 시절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2기 위원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만, 위원회에서는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편집권과 독자권익, 경영의 효율성 등을 따져서 지원을 결정합니다. 즉 전반적으로 건강한 신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또 당시에는 주간 신문만 해당됐는데, 이제는 주간이냐 격주간이냐는 그렇게 안 따지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5기 정도가 됐고, 보수정권 하에서 정책방향이 조금 바뀌었지만 기본 기조는 동일합니다. 경영의 건전성과 투명성, 편집권 확보, 편집위원회 및 독자위원회 구성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오늘처럼 편집회의를 해서 지면에 반영하듯 독자회의도 열어서 지면에 반영되는 게 좋습니다. 시민기자단 등 시민참여가 많이 이루어질수록 유리합니다.

► 최권진 : 함평은 인구 3만5천 여명의 작은 지역이다보니 기사거리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부지런히 발로 뛴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 번, 주간으로 신문을 발간하는 데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죠.

 

“각계각층 지역민들과 네트워크 형성해야”

 

♦ 김덕모 : 제가 아까 이야기했다시피 일단 제도적으로 기자단을 만들어놓고,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주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거기서 제보를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시민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아이템만이라도 받으면 그걸 토대로 함께 취재를 하는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그런 네트워크를 먼저 구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그걸 만들어놓으면 시민참여가 이루어지는 거니까요.

유가독자도 매우 중요합니다. 발행부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료독자율이 중요하죠. 지역신문의 독자확장에 있어서 출향인사들이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 되죠.

그렇게 해서 일단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대상에 선정되면 굉장히 혜택이 많습니다. 먼저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에 대한 구독료 지원을 받게 되고요, 또 인턴기자 채용도 가능하고 원고료 지원으로 양질의 칼럼 필진을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국내·해외 기획취재 같은 것도 가능하구요. 하지만 대상으로 선정되는 일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3년 동안 지원받다가 다시 떨어지게 되면 타격이 매우 크거든요. 그건 마치 영양주사를 맞다가 주사바늘을 다시 빼버리는 것과 똑같으니까요.

► 최권진 : 우리세대는 고향소식을 그리워합니다. 현재 50~60대 이상의 향우들은 고향에 대한 애착이 있습니다. 앞으로 최소 10년, 20년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우들을 상대로 고향소식 위주로 지면을 구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농업정보 전달도 중요한 역할”

 

► 정천수 : 저도 화훼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만 함평군은 인구의 6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업군입니다. 새로운 작물 소개나 농업기술, 지원사업 같은 전반적인 농업정보를 전달해주는 것도 지역신문의 중요한 역할인만큼 그것에 대해서 좀 더 깊이있게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 함평에 정착한 귀촌·귀농인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도 신문에서 관심을 가지고 소개해준다면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강경호 : 전남지역의 다른 지역신문들을 보면 몇 군데 아주 잘하는 신문사 말고는 거기서 거기거든요. 그러니까 함평타임즈도 우리 함평 지역에서 뭔가 다른 지역과는 다른, 차별화된 것을 찾아내야 하죠. 하나 예를 들면, 현재 우물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물이라는 것은 우리 지역성을 띨 뿐만아니라 한국사회가 근대로 가는 과정 속에서 굉장히 소외당했던 것이죠. 5천년 역사동안 우리 민족을 먹여살렸는데 지금에 와서 잊혀지고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광주에서 환경단체인 에코미래센터라는 것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현재 그쪽으로 논의를 하면서 우물들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든 거지만 함평타임즈가 그런 부분들을 기획기사로 만든다면 다른 신문과 차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물이나 나무 같은 인문학적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굳이 인문학적 부분이 아니더라도 사회, 경제,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다 찾아보면 상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하니까 충분히 취재를 해서 격조 있고 품격 있는 기사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했을 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점점 달라지고 대우하는 것도 달라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일어설 수 있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 급급해 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제가 함평타임즈를 봤을 때, 조금씩 형태가 갖춰져 가는 과정들이 보입니다만 아직은 분명 헐렁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취재원들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고 더 많은 것들을 살필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입니다.

현재 함평에 지역신문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그것들이 서로 비교되는 측면도 있고, 고수들이 보면 그게 어떤지 다 보이잖습니까. 이렇게 신문들이 많고 서로 비교가 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훨씬 더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로컬리즘에서 차별화를 찾아야”

 

♦ 김덕모 : 정말 품격있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편집이 엉성해지는 건 기사거리가 없어서 엉성해져요. 과도하게 키우니까 알차지가 않은 거죠. 그만큼 기사거리가 많아지면 컴팩트한 편집이 되겠죠. 그런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까 예로 든 우물이나 나무처럼 생활밀착형 기사를 많이 발굴해서 내 고향의 얘기를 한 꼭지라도 얘기했을 때 출향민들도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권진 : 함평에 3만5천의 인구가 있다고 하면 3만5천의 뉴스가 있는 것입니다. 어느 시각으로 보나 사람 자체가 뉴스거든요. 피처기사로 치면 차고 넘친다고 볼 수도 있죠.

► 강경호 : 편집위원들 뿐만아니라 다양한 인적자원들이 네크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정영오 : 저 역시도 시민기자를 잘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강경호 : 언제 다시 편집위원들끼리 모여 오늘 이야기했던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한 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신문을 만들 것인지, 앞으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도출해내야겠습니다.

♦ 김덕모 : 그럼 오늘 편집회의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겠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리=모지환 편집국장

 

저작권자 © 함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