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현(유)코리아푸드대표이사

중국산 김치의 공세에 맞서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김치 종주국이다. 김치는 일본의 기무치를 제치고 지난 2001년 국제식품규격표준(CODEX)으로부터 세계 표준을 인정받았으며, 2013년에는 미국 포브스지의 10대 음식 트렌드에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산 김치가 연간 20만 톤 이상씩 들어오면서 국내 김치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산 김치의 유통범위는 워낙 광범위해 대형 마트나 인터넷몰 판매는 물론 병원, 학교, 기업 등 대량급식에 주로 쓰이고 있고, 고속도로휴게소에서는 95% 이상, 일반식당과 대형 급식소에선 90% 이상 소비되고 있을 정도다.

중국산 김치가 국내시장을 잠식하면서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국내 김치산업에 그대로 확산될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내 김치제조업체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차별화와 브랜드 개발에 나서며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이 소포장 김치시장을 장악한 현실에서 중소 김치제조업체들은 한국김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되고 있다. 식당에서 국산김치를 찾는 손님들이 여전히 많고 가정용 김치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맛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전라도 김치의 맛을 지키고 전도하는 (유)코리아푸드(대표 신주현)도 그러한 김치제조업체 중 한 곳이다.

 

‘함평나비골김치’ 홈쇼핑에서 선풍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지난해 10월, 남도 맛김치 명가로 수십 년간 맛있는 김치생산에 몰두해온 코리아푸드는 ‘함평나비골김치’ 브랜드로 한 홈쇼핑에 진출해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해 화제가 됐다.

전남의 대표적 청정지역인 함평에서 만든 ‘함평나비골김치’는 100% 국산 농산물만 사용하며 계약 재배한 전남의 농산물 중 가장 품질이 좋은 재료만을 엄선해 사용한다. 함평나비골김치는 신안 천일염을 비롯한 양념과 배추, 무, 마늘, 고추, 양파 등 모든 원료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HACCP 품질 보증된 김치를 생산한다.

(유)코리아푸드가 가장 먼저 론칭한 브랜드인 ‘함평나비골김치’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선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맛깔나는 남도김치를 전 국민의 식탁에 알리겠다는 전략으로, 엄선된 깨끗한 원료에 전라도의 담백한 맛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파고들었던 것이 주효했던 까닭이다.

최고품질의 국내산 농산물만 고집하며 건강한 김치를 내세우는 ‘함평나비골김치’에는 오직 엄선된 재료와 깨끗하고 안전한 공정을 거쳐 생산된 남도의 명품 김치만을 국민의 식탁에 올리겠다는 신주현 대표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코리아푸드, 전국적 명품김치에 도전장

 

(유)코리아푸드는 함평군 월야면에 자리를 잡은 신생기업이지만 그 역사는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신주현 대표의 아버지 신희수 씨는 당대 광주 최고의 맛집으로 통하던 한국회관에 김치와 토하젓을 납품하는 김치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신희수 씨는 1998년 광주김치축제에서 종합대상을 받는 등 김치 제조분야에서는 꽤 유명세를 얻었고 회사도 김치전문업체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후 그는 담양에서 15년간 공장을 운영하며 전라도 김치의 맛을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고 신주현 대표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차근차근 수업을 받았다.

친정 가업을 이어받은 신 대표는 2015년 12월 함평군 월야면의 학교용지를 인수해 새롭게 유한회사 코리아푸드 김치공장을 확장 설립하게 된다. 아버지 때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지금도 여전히 함께 일할 정도로 회사는 가족같은 분위기다.

(유)코리아푸드가 함평군에 자리잡은 것은 함평이 가지고 친환경적 장점과 교통의 요지로서의 접근성 등이 크게 작용했다. 함평의 친환경 이미지가 건강한 김치를 만든다는 회사의 이념과 맞아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신 대표는 김치를 함평의 대표 특산품으로 만들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함평 돌머리 갓김치’ 브랜드 올해 론칭

신 대표는 지난해 홈쇼핑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떨칠 수 없었다. 함평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 대표가 요즘 함평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김치 제품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다.

그래서 올해는 ‘여수 돌산 갓김치’가 아니라 ‘함평 돌머리 갓김치’ 브랜드를 론칭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함평군과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기술지도를 통해 월야면과 손불면 등에 배추와 갓 양파 등을 계약재배 중에 있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 ‘함평 돌머리 갓김치’ 브랜드를 선보여 김치명가의 맛을 전국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김치맛에는 자신감이 있으나 후발 브랜드인만큼 기존 김치 제품과는 차별화를 시도해 함평만의 장점을 배가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원재료는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재배하고 매입한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지역농산물로 만든 로컬푸드

(유)코리아푸드는 포기김치, 보쌈김치, 갓김치, 파김치, 백김치, 고들빼기 등등 현재 14가지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는데 그 중에서도 포기김치와 갓김치, 묵은지(숙성김치) 등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주력제품이다.

묵은지의 경우도 통상 지난해 겨울 담갔다가 이듬해 익혀 먹지만, ‘함평나비골김치’의 묵은지는 저온(4도 내외)에서 숙성시켜 사계절 먹을 수 있으며, 그 깊은 맛 때문에 대형식당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스테디셀러 김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선함과 감칠맛과 숙성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일인데 그것이 명품김치의 전제조건이 된다. 가업을 이어받은 신 대표의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유)코리아푸드가 함평군 월야면으로 이전해오면서 신 대표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그 중 하나가 앞서 말했듯, 지역의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민을 고용한다는 것이다.

함평은 도시근교지만 전형적인 농촌사회로, 고령화와 이농문제를 안고 있다. 농민들은 농산물을 재배해도 판로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 대표는 지역농산물의 판로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역민의 안정적 소득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걷고 있다.

배추와 갓 같은 주원료 뿐만아니라 마늘, 양파, 고추 같은 부원료들도 지역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를 한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있으며 현재 월야, 손불, 해보, 함평읍 등 전역에서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맺고 있고 그 중에는 꽤 높은 농가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있다.

또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이다’라는 말을 실천하듯, 이곳 공장에서는 보통 15명 정도의 인원이 일을 하는데, 생산직의 대부분은 지역민들로 채워지고 있다. 홈쇼핑 판매 기간에는 약 보름간 30~40명의 고용효과가 뒤따르기도 한다.

 

알짜배기 로컬기업으로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다. 결국은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 맛이 좋아야 재구매가 이루어진다. 맛의 비결에는 여러 노하우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노하우는 없다. 유통마진을 줄이고 이윤을 최소화하는 대신 최고품질 재료로 승부하는 것, 그것이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고 결국 생존하는 법이다.

(유)코리아푸드는 회사가 설립된 지 이제 겨우 1년 남짓이지만 가파른 매출신장을 올리고 있다. 현재는 대형식당과 기업납품 외에 주로 인터넷과 홈쇼핑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하루평균 600여 박스가 판매되며, 방송 때는 하루 평균 5,000여 박스가 판매된다.

음식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제1의 키워드가 재구매라면, (유)코리아푸드는 벌써 성공의 길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건강한 김치를 만드는 신 대표의 지론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내 가족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만들어요. 100%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해 엄선한 재료로 위생적인 과정을 거치죠. 전라도 김치의 고유한 맛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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