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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시대 농업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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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6  17: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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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격 폭락에 이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상 유례없는 수발아가 발생해 전남도 벼생산 농가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평생 벼농사만 지어온 농민들도 이번 같은 수발아 현상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도복된 벼 뿐만 아니라 멀쩡히 서 있는 벼까지도 수발아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수발아는 이삭이 난 후 25~35일이 지나고 종자 중량의 25% 이상 수분과 호흡에 필요한 산소, 그리고 25도 이상 온도가 유지되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의 경우 올해 추석 전후로 비가 온 뒤 낮 기온 25도를 넘나드는 날이 많았고 태풍과 잦은 비로 벼 수확이 늦어지면서 수발아 피해가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남도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10일간 전남지역의 평균온도는 21.3℃, 강수량은 149.4㎜, 강우일은 9.6일이다. 평년에는 각각 18.1℃, 62.3㎜, 2.6일이었다. 올 가을 날씨가 수발아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 셈이다.

같은 기간 예년에 비해 평균 3℃ 이상 높았고, 강우량도 2배 이상, 강우일도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날씨 변화가 올해에만 나타난 예외적 상황인지 아니면 기후변화의 신호탄인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당장은 피해 농가들의 고통을 덜고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수발아 피해 벼에 대한 전량 매입과 시장격리 등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이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우리 농업의 중장기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례로 농작물재해보험만 하더라도 이번같은 벼의 수발아 피해는 보상적용 대상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2014년에 벼이삭 도열병이 발생했을 때도 당시 도열병이 보험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농민들이 대책마련을 요구했고 뒤늦게 정부가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재해대책 복구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사후약방문식 대처로는 농업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 보험기준이 까다롭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농작물재해보험도 기후변화 시대에 걸맞게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농해수위 이개호 국회의원은 지난 9월 국정감사 기간에 ‘기후변화 시대, 한국농업의 창조적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바 있다. 여기서 이 의원은 기후변화 시대에 정부가 해결해야 할 5대 핵심과제와 분야별 10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예상되는 기후변화는 대개 지구온난화와 관련돼 있다. 기후변화가 발생하면 기회요인과 위기요인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기회요인으로는 월동작물의 동해피해가 감소하고 난방비가 절감되며 2모작의 적지가 확대되는 반면 위기요인으로는 쌀의 품질저하와 생산량 감소, 작물의 기후적응문제, 새로운 병충해 발생 등이 예상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물부족 현상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평균 기온이 1℃ 상승하면 4~7억명이 물부족에 처하게 되고 여러 자연재해와 그에 따른 전염성 질병이 창궐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가 오르면 10~20억명이 물부족을 겪게 되고 생태계의 20~30%도 멸종위기에 놓이게 되며 홍수와 가뭄과 여러 질병들로 사망자도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작물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근래 벼 줄무늬잎마름병이 서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빈발하는 것도 이러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에 기인한 것이다.

현 추세라면 앞으로 농작물들에 대한 여러 병충해와 자연재해가 일상화될 여지가 높다.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지는 까닭이다.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첨단육종, 자연재해와 전염병 발생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최적화된 통합관리시스템, IT기술을 적용한 정밀농업의 기반구축, 농생명소재산업의 체계적 육성 등 정부가 당장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기후변화는 지금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어떻게든 적응할테지만 너무나 큰 비용이 들어가기 전에 서둘러 대비책을 세워두는 게 현명한 일이다. 적응 한계치가 넘지 않도록 지구를 돌보는 일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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