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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불안 키우는 테러방지법
함평타임즈  |  jkim@hp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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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9  16: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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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메신저 ‘카카오톡’은 불안하다며 ‘텔레그램’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마치 2년 전 카톡감청 논란 때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했던 현상을 빗대 이번에는 2차 사이버망명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불안감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3월 2일과 다음날인 3일, 이틀에 걸친 여론조사를 보면 테러방지법 반대의견이 51%로 찬성의견 39%를 크게 앞서고 있다. 작년 11월 27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당시엔 찬성 64.5%, 반대 22%로, 찬성이 반대의견보다 3배가 높게 나타났었다.

사찰공포는 일반인, 정치인 할 것 없이, 또 여야 구분 없이 나타난다.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이후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대거 텔레그램에 가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직후 정청래 더민주 의원이 “여당 의원 여러분 휴대폰부터 국정원에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하자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정의원에게 고성과 야유를 보냈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막상 자신들의 사생활이 감시당할까봐 걱정은 들었던 모양이다.

테러방지법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테러위험 의심자에 대한 휴대전화 감청과 금융정보 추적이 가능해진다. 테러 의심만으로도 감청이 가능하고 영장 없이도 계좌추적 등이 가능해져 국가정보기관은 합법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수집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거기엔 테러 위험인물의 개인정보와 위치정보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이 보호하는 민감한 정보(신념, 노조 및 정당가입, 정치적 견해, 성생활 등)까지 모두 포함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테러위험인물을 지정하고 해제하는 주체 및 절차가 따로 없어 국가정보원에서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을 할 경우 권력남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즉 만능 통치법으로 될 변질될 우려가 다분하다.

‘테러 의심자’라는 말은 너무 모호해 정당한 정부 비판자까지도 언제든 테러리스트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사악한 마술지팡이가 될 수 있다. 집회참가자를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한 대통령의 인식수준은 그러한 의구심을 더욱 부채질한다.

이에 여당은 국정원의 권한남용을 막을 장치로 대터러 인권보호관 1명을 두기로 했으나 국정원이 보안을 앞세우면 실질적인 감독은 불가능하다. 현재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감독 기능도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방지법을 역대 테러방지법 중에서 권력자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가장 높은 법안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911테러가 있었던 2001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의해 처음 발의되었던 테러방지법은 인권침해와 민간인 사찰 우려로 상임위 심사단계에서 폐기되었고 그럼에도 16대에서 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발의됐지만 국정원 권한강화법이라는 의구심 속에 번번히 폐기되어 왔었다.

사실 이번 테러방지법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 직후의 안보정국을 틈타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발의된 것으로 북한도발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 북한의 도발을 예방할 수 있는 내용은 전무하다. 이번 테러방지법의 주요골자는 민감한 개인정보들에 대한 국정원의 접근권한을 강화시켜주는 것뿐이다. 국민들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들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일이 국가테러를 예방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테러방지법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불신은 결국 정부와 국정원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작과 댓글공작을 벌였던 전력이 있고 이후에도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되는 등 계속해서 불신을 초래했고, 국정원 시스템을 자체 개혁할 수 있는 기회도 스스로 차버렸다.

혹자는 이번 테러방지법의 진짜 목적이 보수정권의 장기집권 포석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개입으로 정통성에 큰 흠집을 입은 박근혜 정부로서는 집권 후반기 레임덕이 빨리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고 게다가 대폭 늘어난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2%대를 벗어나기 힘든 GDP성장률과 수출 하향세 등 저조한 경제지표들로 이번 총선에서도 정권심판론은 피하기 힘든 실정이었다.

이러한 시국에 안보정국을 만들어 테러방지법이 통과되고 정작 중요한 경제논의는 이제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 야당은 필리버스터로 192시간을 맞섰지만 선거구 획정 딜레마 앞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백기 투항했다.

불신과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되자 국정원은 지난 4일 “그동안 제기된 국민들의 우려를 깊이 유념하고 테러방지법 시행과정에서 입법 취지에 맞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제반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엄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은 국가권력이 범죄를 저지를 때는 언제나 테러방지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절대권력 ‘빅 브라더’는 개인들이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는 것마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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