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도민 직선 초대 교육감이 탄생됐다. 이제 명실 공히 교육감이 도지사와 동급 반열에 오른 것이다. 교육의 중요성에 비추어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하겠으나, 도민 직선을 통해 도민 모두가 교육감의 존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

장만채 교육감은 전남교육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당선에 성공했다. 성적 최하위, 청렴도 최하위를 척결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선 된 것이다. 그러나 척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성적 최하위는 장 교육감이라고 해서 뚜렷하게 향상시킬 수도 없다. 전임자가 할 일을 안 해 성적 최하위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렴도 지수도 요동치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만큼 향상되지 않을 것이다.

장 교육감이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성적 문제와 청렴도 문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왜냐면 전임자 시절에도 성적이 상위였던 적도 있었고, 청렴도 역시 상위권에 있었던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장만채 교육감의 일은 이제부터다. 의욕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선 선거과정에 도움을 준 세력과 과감히 결별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임기내 하고자 하는 장 교육감의 소신 있는 교육철학을 펼 수 있다.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은 문제 많은 전남교육을 또 다른 문제 많은 전남교육으로 만드는 것일 뿐이다.

장 교육감은 당선 후 많은 말실수를 하였다. 다시 말해 교육감이란 직책이 얼마나 비중 있는 자리인지 몰랐다.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지 못했으며 그로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고 공개적인 사과를 해야 했다. 교육감도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미담은 될 수 있겠으나,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더 전문가답다. 그래서 학부모는 그런 장 교육감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순천대 총장 경력은 전남교육감의 자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자리이다. 순천대는 가족이 잘해야 1,500여 명이지만 전남 교육청은 학생만 해도 30만명이고, 교직원만 해도 2만 3천여 명이다. 그만큼 폭발력이 크다는 것이다. 대학사회에서의 자유 분망함은 보통교육에는 통하지 않는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신중을 기해야한다. 전남교육은 앞으로 4년, 장 교육감과 함께 가야한다. 그래서 장 교육감에게 당부를 한다.

모든 문제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인사문제는 정말 잘해야 한다. 편 가르기 인사, 정실에 의한 인사,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인사, 모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물의 중용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몇몇 측근에 휘둘리는 인사는 결단코 사라져야한다. 그리고 아무리 인사 업무를 잘하는 자라도 인사업무를 2년 이상 맡겨서는 안된다. 고이면 썩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기를 들지 말라. 장 교육감이 야망이 있어 정치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모를까 정부와 맞서는 모습은 옳지 않다. 지금 학부모는 오랫동안 정체된 전남교육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장 교육감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것을 염려하고 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일부 집단과 장 교육감에게는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우리 도민과 학부모에게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남교육청 예산의 84%가 중앙정부로부터 이전된 것이다. 장 교육감이 당선 일성으로 말하는 교육여건 개선과 교원정원 책정 변경문제는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다시 한번 청컨대 정부와 대립 각을 세우지 말라. 심하게 말해 우리 도민에게 있어서 극소수인 일부 교원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 보다 큰 문제, 보다 본질적인 문제, 대부분의 학생들과 학부모의 기대를 존중하는 문제에 정성을 쏟아줄 것을 요구한다.

끝으로 곁에 항상 경험이 많은 참모를 둬 그의 말을 경청하길 바란다. 행정은 하루아침에 익혀지는 것이 아니다. 장 교육감의 일천한 행정경험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판단은 장 교육감이 하되 경험 많은 참모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 시행착오를 줄이길 바란다. 절차탁마된 말이 인류 지혜의 산물이듯 승차감 좋은 행정은 결코 전문 서적속에 있지 않다. 지식 넘치는 교육감이 아니라 지혜 가득한 교육감이 돼야 한다.

우리 전남이 정말 오랜만에 젊고 패기에 찬 교육감을 뫼시게 됐다. 전남교육이 활기를 바탕으로 새 바람 속에서 상쾌한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부디 장만채 교육감이 성공한 교육감으로 기록되기를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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