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정당들의 경선이 치열하고, 이미 무소속을 결행한 후보들도 선거채비에 여념이 없다.
지방 선거는 어디까지나 지역 일꾼을 뽑는 중대사다. 대선 전초전이나 중간평가 의미도 있지만 내 지역 내 동네 참 일꾼을 뽑는 일인 만큼 모두가 각별히 관심을 가질 때다.

원래 선거의 유래를 보면 참 흥미롭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도편추방제(陶片追放制)가 그 기원으로, 도자기에 추방자를 표시 한 것이 시초였다. 당시 그리스는 직접 민주정을 하는데 참주(僭主·독재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많았다고 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서 참주가 될 가능성이 많은 사람 이름을 도자기 표면에 적어서 그 표가 목표수치 이상 나오면 10년간 국외로 추방하던 제도에서 비롯됐다니 흥미가 더해진다. 지금과 달리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내쫓을 사람을 뽑는다는 것만 빼면 근대선거와 다를 바가 없다.

강조컨대 이번 6·2지방선거는 우리 정치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특히나 한나라당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권력을 장악한데 이어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정권 재창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과 야당은 ‘5+4’로 결집하는 등 정권 심판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렇듯 여야가 사활을 걸고 필승을 주장하는 것도 볼거리지만, 또 하나 관전 포인트는 무려 8장에 걸쳐 투표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일이다.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정당비례 등 유권자 한 사람이 무려 8명을 동시에 뽑아야한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240곳에서 선출되는 공직자만 3천993명에 이른다. 이중 광주·전남지역에선 353명(광주 84명, 전남269명)이 선출될 예정인데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제 각 정당들의 후보경선 원칙이 대부분 마무리 되고 있는 상황으로 결전의 날이 멀지 않았다. 이 지역은 불행히도 또다시 일당일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당일색이니 만큼 “후보가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비아냥이 없지 않다.

공천이라는 용어사용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정당에서 후보를 정하는 만큼 ‘당천’으로 해야지 왜 ‘공천’으로 표현하느냐”는 주장이다. 대체나 틀린 말이 아니다. 호남이 텃밭인 민주당은 여태 경선원칙을 높고 티격태격이다. 생소한 ‘시민배심원제’라는 실험역시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6·2지방선거에 있어 반드시 우리 유권자들이 알아둬야 할 게 있다. 더 이상 정치적 무관심과 투표불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무관심은 자칫 4년 동안 ‘못된 심부름꾼의 전횡을 그저 지켜봐야할 상황’이 오지마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그 분야에서 가장 탁월하고 심부름을 잘할 사람인가 눈 부라리고 찾아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필자가 제시하는 최소한의 몇 가지 원칙은 기억하고 투표장에 가도록하자. 적어도 이런 부류의 후보는 찍지 말자는 뜻이다.

첫째, 지나치게 소속 정당만을 내세우는 후보다. 정책대결이나 지역현안은 차치하고 오직 소속정당만 외치고 다니는 후보다. 이런 후보는 보지 않아도 당선 후 반드시 앳가심(?)이 될 공산이 크다.

둘째, 정책과 미래비전이 없는 후보다. 이들은 뚜렷한 자기철학과 역량이 부족한 자로 실천하지도 못할 백화점식 공약만 남발한다. 심지어 다른 후보 공약을 짜깁기하는 후보도 있다. 미래가 뻔하고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다음으로, 비리전력이 있거나 자신의 경제력을 위시하는 등 도덕적 검증이 안 된 후보다. 알다시피 지난 민선4기 우리지역 자치 단체장의 비리는 얼룩졌다. 임기 중 뇌물사건으로 아예 감옥으로 직행한 단체장이 한둘이 아니었다. 바로 해남, 영광, 담양, 진도가 대표적이다. 또 선거법 위반이나 임기내 비리로 군수직을 상실한 곳도 나주, 화순, 장흥, 장성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말이지 다른 고을도 고을이지만 이 고을 사람들의 자성과 혜안이 절대 필요한 시기다.

저작권자 © 함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