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늘 회포와 소망을 사자성어로 표현해 본다. 그 말들 속에는 지난해의 힘들었던 기억과 새해의 희망찬 기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시간의 변화는 순환의 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 순환은 단순 반복이 아닌 의미 있는 변화가 돼야 한다.

우리의 삶은 항상 퇴보나 정체를 극복하고 발전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희망의 사자성어를 떠올리며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10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시대 변화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인 뉴 밀레니엄이 시작되고 정확히 10년이 됐다. 그리고 이제 다시 새로운 10년을 설계해야 할 시점을 맞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핵심 트렌드는 무엇이며,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앞으로의 사회 발전 전략은 '녹색 성장’과 '글로벌 인재 육성’에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녹색 패러다임은 전 세계적인 인식 공유의 결과다. 여기에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공생의 논리가 바탕을 이룬다. 그리하여 녹색산업은 이제 이 시대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요컨대, 지금의 사회 인식은 산업화 시대의 양적 성장이 아닌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학습의 결과를 양적 수치로만 판단하지 않고,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 질을 평가하는 것이 주요 추세가 되리라고 본다. 질을 따지는 것은 교육환경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미 학교급식에도 친환경 식재료 사용이 대세가 되고 있고, 기숙사 등 교육시설에도 환경 친화적 설계가 핵심요소로 자리 잡았다.학교 규모 또한 동일한 논리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도 중요하나, 작은 학교의 특성화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발전 전략이다. 2년 전부터 전남에서 시범 운영해 온 '전원학교’가 그 좋은 예이다.

이 시책은 녹색 환경, 첨단 시설,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으로 소규모 학교의 경쟁력을 살려가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 '전남형 전원학교’는 지금 교과부의 정책으로 채택돼 전국적 확산을 위한 모델이 되고 있다.녹색 성장이 키워드로 떠오르는 추세와 함께 글로벌 인재 육성 또한 미래지향적 과제다. 시공간의 경계가 사라진 인터넷 시대에서 '글로벌’의 의미는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초월하는 것이다. 글로벌 인재란 국제적 시각과 마인드, 유연성과 개방성,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가진 미래형 인간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재가 미래사회의 주류가 되고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성공 모델은 우리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이소연, LPGA 3관왕을 차지한 프로골퍼 신지애, 북경올림픽을 빛낸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등이 그 예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에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영국 맨체스터대 물리학과에 3명, 일본공대에 1명이 합격하기도 했다. 전교생이 70여 명에 불과한 여수의 한 시골 초등학교 졸업생 중에서는 최근 2년간 '대한민국 인재상’을 3명이나 수상했다.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가히 세계적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과도한 교육열이 아니라 왜곡된 교육열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학생 개인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교육이 돼야 하고,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는 교육이 돼야 한다. 개천에서도 용 나는 교육, 그것이 바로 참된 교육일 것이다.지역 발전은 그 지역의 자원과 인재에 비례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지역은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천혜의 녹색 성장 여건과 세계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의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말이 있다. 호랑이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범처럼 예리한 통찰력으로 미래를 조망하되, 소처럼 우직한 실천력으로 지역 발전을 견인해 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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