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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4대강 사업, 돈 먹는 하마”
윤승병 논설위원  |  webmaster@n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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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17  22: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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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극장가를 휩쓴 2개의 한국영화가 있다. 바로 '해운대'와 '국가대표'이다. 해운대는 관객 1000만명을 훌쩍 넘기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해운대 일대도 쓰나미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수차례 경고하지만 당국은 이를 무시하고 결국 수백만의 휴가 인파로 들끓던 해운대는 시속 800㎞의 초대형 쓰나미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게 된다. 설마의 방심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MB정부에겐 더 없이 좋은 교훈이길 바란다.

MB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집착은 거의 편집광적이다. MB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여론의 향배에 따라 '한다', '안 한다'를 반복하더니 투자재원을 '재정'이니, ‘민자'니 하며 말을 예사로 바꿔 국민을 혼란케 했다. 또 사업비도 고무줄처럼 멋대로 늘렸다, 줄였다 한다.

총 사업비 22조원의 혈세가 투입될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운하’라는 말을 숨기고 ‘치수’로 호도하더니 기어코 10월에는 착공한다며 막무가내로 나간다. 이 과정에서 MB정부의 ‘4대강 국책사업’ 추진 근거로 내세운 핵심 이유와 통계수치, 사업의 실효성 등에서 문제점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어 정부의 신뢰는 추락하고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증폭되고 있다.

그 사업이 운하이든 치수이든 한반도 남쪽의 물줄기를 바꾼다는 점에서 역대최대의 국책사업임에 틀임없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가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구간별-단계별-사업별로 면밀한 환경적 타당성 조사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부는 생산적 토론이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

4대강 살리기 예산은 ‘22조+α’로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라는 비판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대운하가 아니라고 하면서, 본 사업비와 연계 사업비를 구분하고 나섰다. 그런데 환경단체는 청사진과 설계도를 공개하면 될 것을 왜 대운하 의혹에 시달리면서 공개하지 않는지를 더 궁금해 하고 있다.

MB는 대선후보 당시 한반도 대운하를 민자로 재원을 조달한다더니 어떤 설명도 없이 슬그머니 재정으로 바뀌었다. 사업비 계산도 주먹구구식인지 사업규모를 대운하에서 4대강으로 축소했는데도 22조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다 연계사업인 유람선, 문화공간, 자전거길, 산책로, 체육시설, 관광시설 따위를 더하면 사업비는 30조원으로 불어난다.

MB정부는 대운하가 아니라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강변하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과 함께 운하로 가려는 술수라는 전문가들의 질타가 그치지 않는다. 홍수피해는 주로 하천에서 일어나는데 4대강에 보(洑)를 설치한다고 홍수를 막을 수 있을련지, 자못 궁금하다.

MB정부의 "초대형 공사임에도 4개월만에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9개월만에 착공하는데 이것은 졸속공사다"라고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공사기간도 너무 짧다고 말한다. 수질악화와 졸속계획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에서는 4대강 사업을 불촉의 성역으로 아는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계획안이 나오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예산편성 당정회의에서 계파와 지역을 떠나서 “4대강 때문에 지역SOC예산, 민생예산이 초토화됐다”, “4대강 사업을 대통령 임기내에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등등 그동안 억눌렸던 불만의 소리를 쏟아냈다. 하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시녀로 전락했으니 국회한테 그 같은 역할과 기능을 기대하기란 무리다. 민주당은 4대강의 허구성을 질타하나 역부족일 테고 한나라당은 성역 불가침을 옹호하고 나설 것이 너무 빤하다.

이것은 10월 재보선,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란 위기감의 표출이다. MB정부의 지지율이 출범초부터 줄곧 역대정권의 말기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초조한 터에 4대강 편중예산이 발화점에 달한 당내불만을 폭발시킨 것이다. 하지만 곧 이어 함구령이 내려져 4대강 사업이 성역임을 다시 확인했다. 위에서 한마디 떨어지기가 무섭게 차렷 자세를 보이며 입을 다무는 것이 집권당이란 정당의 모습이다.

영화 ‘국가대표’는 국내에 5명밖에 없는 스키점프 선수들이 대표팀을 꾸려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을 딛고 국제 무대에 나가 당당히 코리아의 자부심을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MB정부는 결코 지난 1년간의 교훈을 망각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아닌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MB정부의 최대의 성역화한 4대강 사업이 '돈 먹는 하마'로 떠올라 다른 부문의 예산을 마구 먹어치운다. 강은 태고적부터 아무 탈 없이 흘러왔다. 그런데 투자 효율성도 따지지 않고 강바닥에다 돈을 쏟아 붓겠다는 형국이다. 그것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쟁력을 갖자면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서 말이다. 강바닥 말고 미래를 먹고 살 성장동력을 찾자는데 소리를 귀 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것이 바로 국책사업 혈세 탕진의 교훈인지도 모른다. 신종플루 대책 부화뇌동도 다 이런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자승자박(自繩自縛)하면 안 된다. 순간의 달콤함은 누구나 꿈꾸는 마약이 아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그리고 정운찬 총리지명자가 단순한 포퓰리즘의 꽃놀이패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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