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산 역사이자 최대 공헌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세가 심히 우려된다.
좋아진 듯싶으면 금세 위급한 상황을 맞게 되고, 다시 회복되는 추이가 계속되고 있다. 의료진이나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사는 물론 뜻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올해는, 아니 이번 정부 들어 과거 군부독재, 공안정권과 맞서 서민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한 민주인사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유난히 많아 아픔이 크다.

80년대 민주화 고비 때마다 종교적 관점을 떠나 주옥같은 외침으로 우리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나 인권변호사로서 80년대 노동운동의 대표이자 진보정치 지도자였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 격동의 민주화운동 시절 상징적 존재들이 우리 곁을 떠나야 했다.

며칠 전에는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해외 민주인사 아웅산 수지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
지금까지도 아쉬운데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 한 획을 장식한 또 한 분의 상징적 존재마저 중병으로 앓아누워 있다.

왠지 지금 우리가 처한 민주주의 위기상황을 대변하는 듯해 안타까움이 크다. 어떤 안목으로는 그토록 길었던 인고의 세월, 수많은 민주열사들의 희생과 국민들의 열망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화가 오늘날 중병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가슴이 저려온다.

지금에 와서 생각할 때 무속적 사고방식으로 보자면 정권 출범을 앞두고 대한민국 상징이었던 국보1호 숭례문(남대문)이 화재로 소실된 것이 두고두고 뇌리를 맴돈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위기에 맞서 갈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다. 정작 서민들은 죽겠다고 하는데도 정부는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며 우긴다. 아무리 국민들이 탄압정치를 그만두라고 외치지만 정부는 귀를 막고서 부득부득 정당한 법집행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과연 대한민국의 인권이, 희생과 피로 세워진 민주주의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 심히 우려가 깊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중병을 앓고 있는 민주주의 회복을 이끌어갈 정신적 지도자다.
우리가 DJ의 회복을 기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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