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청산가자
--- 조선희 ---
너와나 지닌 것 모두 두고 떠나자
버린다는 마음마저
버리고 떠나자
훌훌 옷 벗어 강물에 띄우고
손에 손을 잡아
길 없는 길을 따라
청산에 가 살자
날 낳으신 엄마도
날 거두신 아빠도
사랑하는 사람도
미워하는 사람도
씨줄 날줄로 얽히고 설킨
이름 석자도 두고 떠나자
너와 나 등을 맞 대
시린 몸 녹이고
바람으로 빈 배를 채우며
하늘과 땅 사이에
너와 나 둘이만 살자
나비야 어서 일어나라
우리 청산에 가 살자
로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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