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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희망 ‘공교육의 힘’
박호재 주필  |  webmaster@n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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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26  16: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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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겐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딸이 하나 있다.

필자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워낙 늦둥이인터라 친구들에게 더러 놀림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막내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라도 나가면 할아버지라는 소리를 곧잘 듣곤 해 당황스러웠던 적도 부지기수다. 지금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렇지 한 학년만 더 오르면 필시 그 아이도 아버지와의 외출을 꺼리게 될 것이다.

아이들 키우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다. 첫 아이와 나이 터울이 20여년에 이르는 막내를 키우고 있는 필자와 같은 체험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이를 참으로 실감한다. 우선 관여하고 챙겨줘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진 까닭이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삶이 어른들 보다 더 복잡한 듯싶을 정도다. 학교에, 방과 후 학습에, 예능학원에, 원어민 학원에, 체험학습에, 친구 생일파티 초대에, 인터넷 서핑에, 핸드 폰 관리에…등등 할 일이 태산 같다. 할 일이 많으니 아이들 키우는 손길도 그만큼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 행동반경에 관련된 막대한 정보를 소화해내지 않고는 관심 자체가 무용한 잔소리에 불과해질 여지가 많다.

사태가 이런 터라 바깥일이 많은 아버지들 입장에선 아이 일에 참섭하는 일이 초장부터 언감생심이다. 자녀교육이 온전히 주부의 몫으로 남겨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니 도대체 당신이 아이들 문제에 한번이라도 깊은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느냐고 더러 핀잔을 받으면서도 꿀 먹은 벙어리 흉내를 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라도 필자와 같은 입장에선 공교육에 큰 기대를 걸게 된다. 교육이 온전히 학교에서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위안 받고 싶은 것이다.

필자와는 달리 평소 공교육을 신뢰하지 않은 편이던 아내가 엊그제 학교에 다녀와선 다소 태도가 바뀌었다. 의외의 일인 것 치고는 이유도 간단했다. 학부모나 교사의 도움이 없이 아이들 스스로가 청소를 하는데도 교실이 너무 깨끗했다. 반듯한 글씨를 쓸 수 있도록 담임선생이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더라. 학생 개개인에게 역할이 분명히 주어지면서 학급생활에서 사회성이 크게 길러질 것 같더라 등등.

처음에는 하찮은 일들에 큰 의미를 두는 아내의 변화가 의아스러웠지만 곰곰 생각하니 거듭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식의 습득은 물론이요 민주 시민사회의 바람직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품성과 전인격의 양성을 위한 과정 또한 중요한 교육의 일환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더구나 우리의 입시제도 또한 입학 사정관제도와 같은 개선책이 마련되면서 인재의 품성과 자질을 다각도로 평가해 선발하는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며 해를 거듭하다보면 교육 선진국들의 인재선발 수준에 까지 이를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학습평가를 유일한 변별력의 기준으로 삼는 왜곡된 교육제도도 언젠가는 종언을 고할 것이다.

교실을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 학급에서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해야 한다. 글씨를 반듯하게 써야 한다와 같은 얘기를 학원에선 들을 수 없을 게 당연하다. 학교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공교육의 힘은 그곳에 존재한다. 아내는 이제 이렇게 아이들을 다그친다. 너희들 방도 교실처럼 그렇게 깨끗하게 할 수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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