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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한건주의 팽배, ‘용산 참사’ 보수세력의 위기
윤승병/논설위원  |  webmaster@n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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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1.23  1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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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새해 벽두부터 타이밍 상으로 놓고 볼 때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해 초반부에 국보 1호인 남대문이 불에 탄 데 이어 올해 초반부 또한 서울시 한복판에 있는 용산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7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둘 다 인재(人災)에 해당되지만 남대문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이었다면 용산 참사는 명백한 과잉진압이자 업무상 과실치사 행위에 해당 된다.

이를 진두지휘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파면이 아니라 구속수사 해야 된다는 주장이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 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김석기 청장이 파면 또는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퇴진 압력을 강력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이 이같은 대형 호재를 놓칠 리가 만무하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것은 다른 데에 있다. 기본적으로 용산 뉴타운 개발사업은 크게 조합-시공사-관할구청-세입자라는 4개의 당사자가 존재한다. 지금까지 시행된 수많은 재개발 사업 중 세입자의 반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만큼 조합-시공사와 세입자 간 이해관계 충돌이 극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관할 자치단체가 중재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의 효과적 압박 수단으로 공권력이 동원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권력은 압박이 목적이지 진압이 목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조합과 시공사 쪽에서 세입자를 쫓아내기 위해 공권력을 쉽게 동원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세입자에 대해 원만한 타협안을 제시하거나 현실적으로 허용된 법적 제도적 압박을 통해 세입자와의 명도절차를 진행해야 할 책임이 조합과 시공사 쪽에 있기 때문이다. 조합과 시공사 쪽에서 볼 때에 세입자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입자의 저항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따라서 화염볌 투척 등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생존권을 위해 저항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관할 자치단체와 경찰의 역할은 조합-시공사 및 세입자 사이에서 중재 및 갈등 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처벌하는 2중구조를 갖고 임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 용산 참사에 있어서 이와같은 관할 자치단체와 경찰의 역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서울시와 용산구청은 갈등 조정을 위한 어떠한 중재 역할도 하지 않았으며, 경찰의 경우 불법 행위자에 대해 선별적으로 압박하면서 질서파괴 행위를 차단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어야 하는데 철거민 해산에 초점을 맞추어 진압작전을 감행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바로 이 부분에 이번 용산 참사가 갖는 폭발성이 존재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고소영 정부', '1% 정권' 등 부자와 기득권층을 위한 정책에 올인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이명박 정부가 부자와 서민 간 대립 구조 속에서 명백하게 부자편을 들었고, 그 과정에서 힘없는 서민의 목숨이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이것만큼 선악구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땅주인과 시공사가 강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거니와 철거민이 약자라는 것을 인식 못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흑(黑)과 백(白)을 혼동할 여지가 전혀 없는 사안이다.

시계 추를 20여년 전으로 돌려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당시로 돌아가보면 경찰과 검찰은 처음에는 "탁 하고 책상을 내려치니 억 하고 갑자기 죽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팩트를 내 놓았다. 그런데 나중에 부검의사의 양심선언이 나오고 이를 언론이 집중 보도하면서 결국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이었던 강민창이 구속되었고, 노신영 총리, 장세동 안기부장, 고건 내무장관, 정해창 법무장관 등이 줄줄이 경질된 바 있다. 그리고 1월 중순에 터진 박종철군 사건은 결국 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었다.

이번 용산 참사에 대한 경찰 측 발표를 보면 어쩌면 20여년 전과 그리도 똑같은지 정말 놀라울 뿐이다. "기동타격대 소속 특수경찰이 투입될 때에 철거민이 화염병을 투척한 것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경착 측 발표는 "탁 하고 내려치니 억 하고 갑자기 죽었다"는 것을 연상케 할 만큼 어설프기 그지 없다.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그리 쉽게 집단자살 행위를 벌일까요?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철거민들과 세입자들의 무수히 많은 저항과 투쟁이 있었지만 그렇게 어이없이 떼죽음을 당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 투입 당시 경찰과 진압장비를 적재한 콘테이너박스가 건물과 충돌하면서 용접기(문을 강제로 부수기 위한 장비)에서 불이 건물로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고대책위와 목격자의 증언이 더욱 신빙성을 갖는 것이다.

아마도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고향 선배인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크게 한 건을 해서 더욱 인정받으려는 욕심이 앞섰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같은 고향 후배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성향을 너무도 잘 아는 김석기 청장은 용산에서 뭔가 화끈하게 본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계산을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의구심 마저 든다. 혹여 이것이 성공했다면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큰 칭찬과 포상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그는 충성과 승진만 보았을 뿐 자신의 본분을 망각했던 것이 자승자박이 된 꼴이 되어 버렸다.

특히,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이 경기지방경찰청에서 특수기동대 운영을 통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것을 보니 그야말로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껀수'에만 집착할 뿐 자신이 섬겨야 할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같은 인식이 모여서 대형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여년 전의 전두환 정권 만큼 통 크고 과감한 조치를 이명박 정부가 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의 민심으로 볼 때에 이명박 정부가 그나마 숨 쉴 공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각 총 사퇴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이 중 어느 것도 이명박 대통령이 신속하게 감행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재오를 전면에 내세워 '오기 정치'를 추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와의 결별도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중동 보수 언론들의 동요도 심각해질 것이며 이중 1~2개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이명박 정부를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성난 민심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내각이 무릎꿇고 굴복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과연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20여년전 여당은 6.29선언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정국을 정면 돌파했는데 현재의 여당과 청와대는 그럴만한 기획력과 결속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 이래 최대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 해 나갈지 관심있게 지켜 볼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보수세력이 과연 자체 정화 및 진화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 유심히 살펴 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은 집권 후 훨씬 더 빠른 시점에 노무현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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