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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에 돌던지는 ‘떼 미네르바’
박호재/주필  |  webmaster@n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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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1.13  15: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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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사태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그런데 이 혼란이 솔직히 좀 우습다. 앞뒤가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미네르바 사태는 필자가 몸담은 언론계의 표현방식을 빌리자면 일종의 필화사건이다. 필화사건은 통상 그 정도에 따라 세 가지의 경로로 확대된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독재정권 시대에 횡행했던 사례대로 반체제 시각을 글에 담아 공안기관에 소환되는 등 신변에 제약을 받는 경우다.

엄혹했던 시절에는 잡혀가 극심한 고문을 받고 장기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 다음은 명예훼손으로 고발되는 경우다. 허위 사실을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인정되면 그에 상응한 민형사상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경미한 사례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되는 상황이다.

이때는 중재위의 심의를 거쳐 지면에 정정 보도를 게재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되거나 혹은 정정 보도를 증거로 한 피해자의 제소에 따라 민사상의 책임을 지는 사태로 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필화사건의 전후맥락이다. 한데, 이번 미네르바 사건은 아무래도 맥락이 뒤틀려져있다.

긴급체포라는 비상조치가 취해지긴 했지만, 반체제 운동과 같은 사상 필화에 해당되는 것도 아니요, 특정한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중재위 제소와 같은 통상의 과정도 밟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팩트가 아닌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부의 경제위기를 극화시키고 혹세무민했다는 정도가 필화의 핵심 근거라 볼 수 있긴 한데, 문제는 국민들 대다수의 입에서 ‘그 놈 참 나쁜 놈이다’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다는 데 있다.

결국 언론인들이 통상 잘 쓰는 표현대로라면 ‘붙잡아 갈만한 팩트가 약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1단으로 처리해야 할 기사를 1면 톱기사로 올린 꼴이다.

그러나 이나마 팩트도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정부 당국자가 외환 담당자 대책회의를 소집해 달러 매입 자제를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다’는 기자회견이 터지면서 약발은 더 떨어지고 말았다.

이런 취약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검찰이 공소권을 지켜가고, 또 법원이 구속을 허가한 입장을 끝까지 유지해갈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옭아 맨 족쇄가 이정도로 허술한 것이라면 미네르바는 이렇게 썼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일이다.

‘달러 공급을 금하는 긴급 공문을 보냈다’는 표현을 ‘달러 환율이 급감한 전후사정을 볼 때, 달러 매입금지 조치와 같은 긴급공문을 보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정도로 갈무리했으면 소나기를 피해갈 수 있었을 게 틀림없다.

한갓 필자가 이렇듯 간단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사안이 대한민국 최대의 필화사건으로 급부상시킨 일부 중앙 언론들의 보도 태도도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인터넷 악플의 심각한 피해, 고작 전문대 출신의 무직자…등등 갖은 편견과 왜곡된 질시를 뚤 뚤 뭉쳐 미네르바 사태와 동일시하면서 미디어 포퓰리즘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필화사건의 육하원칙을 너무도 잘 알만한 이들이 나서서 그런 판이라 얼굴이 더 찌푸려진다.

투명하고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미네르바를 보자.

미네르바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면, 미네르바 사태를 빌미로 대한민국의 지축을 흔드는 우리 내부의 포퓰리즘이야말로 더욱 심각한 ‘집단 미네르바 증후군’이 아닌가 성찰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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