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


누벨바그 1965년. 장 뤽 고다르와 프랑스와 트뤼포는 그들의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었다.

   영화계의 현존하는 최고의 시네아스트, '장 뤽 고다르'

고다르는 낮에는 <미치광이 삐에로>를, 밤에는<알파빌>을 촬영하며 괴력을 과시하고 있었고 정치적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정치적으로 찍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남성,여성><Made in USA>와 같은 영화들을 구상하고 있었다.

프랑스와 트뤼포'

 트뤼포는 <부드러운 살결> 이후, 좀 더 정치적으로 외연을 넓히거나 친구들의 영화작업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이제 레이 브래드베리의 SF소설 <화씨 451>를 준비중이었다.


그들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시대의 모토가 되어버릴 정도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라선 그들로서는 그들에게 주어진 성대한 만찬을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깊게 짓누르는 어떤 이름이 하나 남아 있었다.

 

로베르 브레송. 왜 하필이면 그들 인생 최고의 시기에 누벨바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듯 보이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한 늙은이의 이름이 생각난 것일까.

로베르 브레송은 1962년 <잔다르크의 재판>이후, 영화를 찍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영화는 아무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제작사들이 더 이상 그를 원치 않았고 그는 점점 잊혀져가고 있었다 . 하지만 누벨바그의 친구들의 생각은 달랐다. 브레송의 영화는 보아도 되고 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부류의 영화가 아니라 반드시 보아야할, 그러니까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그런 영화를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가장 보고 싶은 영화가 브레송의 차기 영화라고 진지하게 고백했고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오랜시간 램프속에 갇힌 거인을 꺼내듯 그렇게 잊혀진 대가를 구원해냈다.

© 브레송 감독의 시네마토그라프 영화철학이 집약된 최고의 작품, <당나귀 발타자르> (1966) - 우정에 대한 답례
그들은 그들의 차기작을 찍는 조건으로 브레송 감독이 영화 두 편을 제작할 수 있는 계약조건을 고몽사에 제시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영화가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와 <무셰트>이다.

아마 그들의 우정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날 <부드러운 여인>도 <몽상가의 나흘밤>도 <호수의 랑슬로>도 <아마도 악마가>도 그리고 <돈>도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만일 그랬다면 지금 우리는 얼마나 끔찍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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