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의원들의 내년도 의정비를 올해보다 15%나 올리기로 했다. 군 의원들은 올해 2천520만원이던 의정비를 내년에는 2천 898만원으로 378만원 올려 받게 됐으니 좋겠다.

함평군의 의정비 인상 결정은 시류를 몰라도 정말 너무나 모르는 처사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의정비를 많이 지급해 군 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함으로써 함평 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때인가. 경제위기로 온나라가 불안에 떨고 있다. 실물경기의 침체로 지난달 전남지역의 산업생산지수는 떨어지고 생산자제품 재고지수는 올라가는 등 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기업의 휴폐업과 부도로 인한 고용시장의 악화와 실업자의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마당에 노동자도 아니고 지방자치에 봉사하겠다고 나선 의원들의 의정비 인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구조적으로 의원들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춰야 하는 함평군청으로서는 의정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자 기업들도 임금을 동결하고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시기에 15%씩이나 의정비를 대폭 올릴 수 있는 예산의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인상 총액은 많지 않으나 문제는 그 상징성이며 함평군청의 기본적 자세다. 불요불급한 예산의 집행은 미루고 봉급은 동결, 혹은 삭감이라도 요구하면서 군민의 고통을 분담하고 국가적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공복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함평군 의원들에게도 섭섭한 마음 금할 수 없다. 봉사하겠다고 나선 분들이니 군청에서 의정비를 인상하겠다고 나서도 이를 말렸어야 옳다. 아니 오히려 어려운 시기이니 어느정도씩 반납해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함평군을 올바른 길로 이끌겠다고 나선 분들이 보여줘야 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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