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들어 세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1989년에는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졌고 1991년에는 소련의 국가사회주의가 몰락해 시장경제로 바뀌었다. 그 뒤 20년이 지난 2008년, 미국 월가의 금융자본주의가 붕괴되고 있다.

21세기는 글로벌한 시장경제의 시대이다. 시장은 신용을 기반으로 하고 신용은 신뢰를 기초로 한다. 금융의 경우 특히 그렇다. 남의 돈을 가지고 운용하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의 중심지 월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도덕적 위험(모럴 해저드)이 누적되었다. 중국의 멜라민 파동처럼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오로지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흥청망청했기 때문이다.

연일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우리의 외환금융 상황은 과연 안전한가.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인가. 나아가 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 위기의 1차 책임자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그린스펀 전 FRB의장이다. 미국으로부터 위기가 터져나와 전 세계를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도 작년 중반부터 본격화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강건너 불 보듯 한 금융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직도 사태의 본질을 파악 못하고 남 탓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은 아직도 ‘10년 좌파정권’ 운운하며 국론을 분열시켜 위기 극복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외환위기가 극복됐고 국민소득도 2만달러를 넘었다. 지난 10년을 욕하면서 분열한다면 올해 말에는 국민소득이 1만5000달러로 급락하고 실물경제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오죽하면 외환위기 때가 천국이었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미국 금융대란 쓰나미, 고환율, 고물가로 대표되는 역대 최악의 경제불황 앞에 견디는 장사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만 만들어 주면 747공약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욱일승천(旭日昇天)시키겠다고 큰소리친 자칭 경제 전문가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헛발질속에 속수무책으로 파국일보 직전으로 몰리고 있는 마당에 ‘삼천갑자 동박삭이’도 망하지 않고는 견딜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다급해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회복의 견인차는 기업이라는 판단하에 '친기업 프렌들리'를 외치며 수시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모아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공격적 투자경영을 침이 마르게 압박해 보지만 실질적인 투자 성과는 미미하다. 대기업들은 권력의 눈치, 본때 보이기 기업사정을 의식하여 면전에서는 투자확대와 신규사원 채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사탕 발림소리로 서민의 기대심리만 잔뜩 키워놓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듯대부분 입을 닫는다. 금융위기가 덮친 요즈음에는 투자는 아예 생각지도 못한다.

자본 시장의 급성장과 폭발, 과잉 유동성과 실물 경제호황의 거품 사태는 통화적 재물의 현금유통의 결과물이다. 생산과 소비가 배척되고 통화의 기회만 숭배(崇拜)된 결과이다. 근대자본주의 정신을 더 이상 유린해서는 인류사회의 번영과 풍요를 기대할 수 없다.

대공황은 단지 공포스러운 기억만은 아니다. 대공황은 최악의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2008년 오늘에 살아 있는 경제교과서다. ‘자본주의 신시대’ 진입으로 불렸던 미국 경제의 호황은 역설적으로 대공황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현대자본주의 정신은 배금주의(拜金主義) 신봉자들의 영향력하에 놓여 소용돌이 치며 방향을 잃었고 그 결과가 바로 2008년의 오늘의 세계금융위기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수십조원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는 보도와 달리 세계적인 경제침체, 미국의 금융대란으로 유동성 위기를 걱정해야 할 만큼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하에서 투자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이다. 이처럼 기업의 투자여건이 어려운 상황하에서 억지 춘향식으로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다가 하루아침에 공중 분해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체면치레만 하는 정도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곳은 자영업종이다. 자영업은 음식업, 의류업 등 업종 가리지 않고 쑥대밭이다. 아무리 경제가 불황이더라도 수입명품 가게처럼 돈버는 가게가 없지는 않지만 잘되는 곳은 가뭄에 콩나듯 극소수다. 현상유지만 해도 대박이 터졌다는 자조섞인 감격을 누릴 정도로 대다수 가게는 장사가 안된다.

유통시장이 개방되고 대형마트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상권을 잠식하는 바람에 리모델링 해본들 재래시장 찬바람은 여전하여 매출이 5분의 1로 줄어, 자릿세도 못낼만큼 눈물과 한숨만 파는 빈손벌이에 도무지 방법이 없어 폐업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열악하여 광주, 대전, 대구의 경우 상가 세집 건너 한집꼴로 폐업하여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될 만큼 상황이 최악이다. 쑥대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단순히 장사가 안돼 더 손해 보기전에 문을 닫는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문제는 그럴듯한 음식점이나 가게 차렸다가 장사가 안돼 치킨집, 구멍가게등으로 규모를 줄이고 또 안돼 포장마차 등 자영업의 끝장까지 갔다 결국 투자한 퇴직금, 부모에게 받은 돈 다 날리고 사돈에 팔촌에게까지 빚내 발버둥치다 빈털털이에 빚덩이 짊어진 채 주변에 피해끼친 못난이가 되어 거리에 나앉는 등 빈곤층 처지로 몰린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패가망신하였어도 정신을 차려 택시기사, 야간경비, 노가다 막일꾼이라도 가리지 않고 생활비를 버는등 삶의 의욕을 꺾지 않는 실패한 자영업자도 보이지만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최빈곤층으로 주저앉는 사람이 너무 많다. 목숨을 끊는사람, 술에취해 가정을 돌보지 않아 가정이 해체되어 노숙자로 전락하여 비참하게 인생을 마감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 대한민국 자화상을 어둡게 그려내고 있다.

양극화의 버팀목이었던 중산층이 대책없이 무너지면서 양극화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자영업의 현실과 전망이 최악임에도 20~30대를 비롯, 퇴직자들의 소매업, 음식업, 유흥업 등 소규모 자영업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한다. 생산적인 벤처창업에는 도전하지 않고 포화상태에 폐업이 속출하는데도 저 죽을지 모르고 부나방떼 같이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망하는게 자영업자인 서민들만 죽어 나자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MB정부는 하루빨리 자영업 도산 대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묻지마식 자영업 창업, 폐업 자영업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일자리 마련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입으로만 떠드는 20만개 일자리 창출타령, 이제 립 서비스로만 그치지 말고 언행일치(言行一致)를 요구한다. 국민은 이제 정말 지겨워 한다. 정부, 기업, 정치권, 학계, 노동계가 함께 모여 일자리도 늘리고 경제도 살릴수 있는 용빼는 재주를 만들어 내는것 외에 방법이 없을 것 같다. 국민이 알거지로 내몰리고 대한민! 국이 주저 앉을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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