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고실업에 이명박 정부의 경제무능으로 실물경제가 외환위기 당시를 방불케 할 만큼 최악인 상황하에서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파생 상품 부실로 인한 금융대란 여파가 덮치면서 국가경제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처하였다. 주식시장은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은 환란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엔화환율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빈사(瀕死)상태의 초죽음이다. 대기업도 자금흐름이 여의치 못하다고 아우성이지만 금융파생상품인 키코(KIKO)에 물린 중소기업은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격이고 중소건설사는 망하는게 정상이다. 옷가게,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장사가 안돼 파리만 날리다 빚더미를 껴안고 거리로 나앉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처럼 경제적 보릿고개가 나라 전체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어 국민들이 쓴웃음을 짓기에 바쁘다고 한다. 되는것이 없는 최악의 불황속에서 호황을 누린다는건 그나마 대한민국 경제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이므로 비록 남의 일이더라도 함께 기뻐하고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본보기로 삼아야 할터이다. 그런데 눈쌀을 찌뿌린다는건 사촌이 논사는걸 배아파 못보는식의 고약한 심술때문일까 했더니 그게 아니다.

정말 화가 날만하다. 나홀로 호호탕탕(浩浩蕩蕩)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국내산 상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티나게 팔리는건 외국수입 물품, 그것도 생활용품이 아니라 값비싼 호화명품이기 때문이다. 재래시장 옷가게는 하루내내 삼천원짜리 빤스한장 팔지 못하는 날이 없는 집구석 제사 돌아오듯 하는데 값비싼 수입외제 명품은 설 대목장은 저리 가라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니 살맛이 나지 않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외명품 시장의 나홀로 무한질주, 무한성장은 그칠줄 모른다고 한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몰려도 전혀 영향을 받지않은 성역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브랜드가 불경기로 찬서리를 맞아 매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수입명품 매장은 지난해 대비 무려 40%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호황을 누리다 보니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명품관 문턱은 다 닳아 없어질 지경이라고 한다.

수입명품 중독증, 상류층인 명품족 환자 고객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갈쿠리로 긁어 들이듯 돈 보따리를 짊어지고 와 싹쓸이 쇼핑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의 자료에 의하면 서울과 뉴욕, 런던, 도쿄 등 G7과 대만, 베이징, 홍콩 등 11개국 12개 도시를 대상으로 수입자동차, 수입 종합 비타민, 골프채 등 11개 품목을 구매력 대비 가격을 비교한 바 수입자동차와 수입종합 비타민의 경우 미국보다 2배나 비싸지만 신나게 팔리고 있다한다.

백화점별 명품관의 경우 여름 세일기간동안 해외명품 매출이 롯데백화점 44% 신세계 백화점은 45.8%,갤러리아 백화점 38%,현대백화점 31.1%가 각각 증가하였다. 해외명품 매출증가에 힘입어 백화점 전체매출도 대형마트들이 1%증가 한데 비해 11.6%~14%나 신장하였다. 경제상황이 최악이라는 지난 9월에도 명품매출은 25% 증가하였다.

이처럼 해외명품이 불티나게 팔리다 보니 유명백화점 들은 앞다투어 해외 명품관 유치·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연히 국내 브랜드는 홀대를 당하고 있다. 국내브랜드에는 37~40% 높은 매출 수수료를 갈취하다시피 받아내는 반면 해외명품 브랜드는 적은 매출 수수료를 받는다. 국내 브랜드 매출로 번돈을 수입브랜드에 퍼주고 있는 꼴이다.

이러한 수입 명품 브랜드 출혈 우대에 국내 브랜드 업계가 불만이 높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수입 브랜드 매장 확대에 혈안이 되고 있다. 롯데 백화점의 경우 상반기 브랜드 구성비를 보면 럭셔리 브랜드 18%, 수입 25%, 국내 57%였다. 이중 럭셔리의 경우 수입 28%, 국내 54%로 개편하여 수입품 비중을 늘렸다. 이로써 럭셔리 포함 직수입 브랜드가 의류매장의 43%를 차지한 것이다.

신세계 백화점도 수입브랜드 대 국내브랜드의 구성비가 기존 30대70에서 40대60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수입브랜드 매장이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것은 수입명품 중독층의 구매력 증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에다 가져다 놓기만 하면 없어서 못파는 명품천국 한국시장에 사활을 거는 외국 명품업체들의 상륙작전과 대공습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위스키, 보석, 의류, 가방, 구두 등 각종 수입명품 브랜드의 폭발적인 신장세 못지않게 명품 자동차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독일의 포르쉐 영국과 이탈리아의 밴틀리, 마세라티, 페라리는 차가 없어 못팔 정도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입차값이 미국보다 2배가 비싸도 서로 사려고 아귀다툼을 벌일 정도니 수입차 지점만 열었다하면 떼돈을 버는건 땅짚고 헤엄치기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들도 수백억원을 들여 수입차 판매 대행사를 내려고 안달이라고 한다.

이러다가는 대한민국은 수입 명품 브랜드로 도배질할 날이 멀지 않을것 같다. 국가경제가 최악이다 보니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어 서민대중은 삶의 의욕을 잃고 죽지못해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수입명품 브랜드 폭발적 호황은 문제가 아닐수 없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자기돈 가지고 럭셔리한 명품인생을 즐기겠다는 걸 탓할수는 없다.

수입명품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백화점과 매장, 기업 또한 존재목적이 이익추구에 있는 만큼 장사를 때려치우라고 윽박지를수도 없다. 국산 브랜드를 시시하게 여기는 수입명품 아니면 차라리 죽음을 달라는 명품 중독자나 국산 브랜드는 돈벌이가 안된다면서 해외 명품만 거들떠 보는 백화점과 기업들에게 애국심을 발휘하여 국산브랜드를 애용하고 팔라고 요구하기도 뭐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해외명품 중독증만은 치료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명품 중독증을 치료하지 않아 명품 중독증이 많은 국민들에게 전염되면 국내 브랜드 고사를 불러 기업은 문닫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앉아야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잖아도 환율폭등으로 제2의 환란재탕이 우려되는 이때 명품수입하는데 한푼이라도 아껴야할 달러를 쏟아부어 외화곳간이 비게되면 환란을 피할 수 없게되어 나라는 알거지가 되고 결국 명품 선진국의 노예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반드시 외제명품 중독망국이 현실화된다고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명품중독자들과 수입판매 기업들의 자성·자제가 강력히 요구된다.

아울러 국산브랜드 상품의 질을 외제명품 이상으로 향상시켜 명품족들의 혼을 쏙빼서 국산브랜드에 중독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구제불능 명품 중독증 환자들은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하고 오로지 명품 수입으로 돈버는데 집착하는 명품 수입판매 중독업자들에 대해서는 수입액에 대한 강력한 누진세를 병과해야 한다.

그리하여 명품치장 좋아하다 신세 망치고 명품 팔아 돈벌어 봤자 나라곳간만 채워주고 알거지가 된다는 의식을 심어주어 수입을 자제토록 만드는것도 필요하다. 명품외제가 아무리 좋다 해도 나라를 망하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백척간두의 경제 망국위기 앞에 수입명품 폭발적 호황, 주제넘고 허울좋은 럭셔리 대한민국, 정말 가슴 아프고 통탄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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