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는 보도가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그 동안 몇 차례 사망설이니 위독설이니 하면서 김정일 위원장 신변 이상설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지만 이번 처럼 전세계가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를 정설로 받아드린 적은 없었다.

문제는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당장 북한에는 어떤 변화가 올것인가 하는 점과 남북관계는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 최근 한달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데 이어, 북한정권 수립 60돌 행사에도 불참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북한 지도 체제의 변동이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가 김 위원장의 ‘1인 통치'로 운영되는 상황이고 후계 체제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북한 동향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현재 북한 군부의 특이 동향이 없고 평양 거리도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 보고대로 ‘김 위원장이 여전히 국가 통제력을 잃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는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개연성은 높다. 남북관계와 북핵 등 대외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후계 구도를 가시화하는 작업도 가속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북한 변수에 대한 우리의 대응 체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반도 위기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미국중국 등 관련국들과의 긴밀한 협조 체제가 요구됨은 말할 것도 없다.

'9월 위기설'이 있었다. 단기외채의 급증, 환율 급등, 채권 만기 도래 등이 겹치면서 IMF 위기가 다시금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경제적 위기가 그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9월 위기설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그렇게 위기는 지나갔다.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 외국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금융시장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 남북 경제협력도 차질이 예상된다. ‘북한발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또 다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진짜 위기는 지금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남과 북, 그리고 주변 국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그 위기는 다름 아닌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이다.

일주일 동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을 놓고 여러 가지 분석과 해설이 난무하고 있다. 거기에 새로운 소식들이 덧붙여져서 뉴스가 뉴스를 재생산하고 있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과장되었는지도 불분명한 보도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에 관한 사항은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매우 중요한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북한 같은 수령제 국가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변 이상은 다른 국가들의 그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러므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신중함과 냉철함이 요구된다. 설익은 정보에 기초한, 잘못짚은 대응이 나온다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런 점에 최근 우리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여러모로 우려스럽다. 마치 옆에서 지켜본 듯 정보를 노출하고 정보력을 과시하는 듯한 태도는 그 자체도 우려스럽지만, 그것이 가져올 결과도 걱정스럽다.

현재 남북관계는 당국간 대화의 중단과 금강산 총격 사건 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없더라도, 이미 남북관계는 위기였다. 그런데도 최근 정부와 언론은 위기를 만들고, 키우는데 공을 들이는 듯하다. 미국, 중국 등 정부 당국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와는 확연히 비교된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을 최우선시하고, 미국에 보조를 맞추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런 것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미국은 김정일 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비난하면서도 유고가 생기는 것을 걱정스럽게 여긴다. 우리들 또한 같은 생각이다. 김일성 북측 주석의 사망은 김정일 위원장으로 혈통승계가 이어지는 부동의 권력기반이 이미 다졌던 터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구도는 안개속이다. 3대 혈통승계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거의 확실한 건 유고가 생기면 3대 승계가 되든 안되든, 군부 중심의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문제는 군부의 집단지도체제는 권력 다툼으로 번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같은 동요는 전쟁 재발의 요인이 된다고 보여져 주시된다. 권력내부의 다툼을 대외적 관심사로 돌파하기 위해 전쟁을 도발할 수 있는 것이다. 전쟁에서 패하면 압록강을 건너는 망명지가 지척이다.

우리가 대북지원을 하는 것은 북녘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고 이는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서 인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온갖 추측 보도가 나돈다. 오는 10월10일 로동당 창건 60주년 기념일이 돼봐야 좀 더 분명한 사실을 알겠지만, 우리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 연유가 이에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의 현재 건강상태와 김정일 이후의 북한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나갈지에 대해 모든 상상력을 총동원, 갖가지 추론과 가설을 설정해놓고 치열한 정보전과 함께 상황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녘 정권이 붕괴되면 물론 통일이 이룩된다. 그러나 붕괴 과정에서 도박을 건 이판사판의 전쟁이 재발되면 무수한 인명 살상의 참화가 다시 일어나기 때문에 어떻게든 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함평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