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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리(함평 해보면) 마을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공터가 있다. 그 옛날에는 질박한 흙바닥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꿈쩍하지 않을 기세의 콘크리트 바닥이 턱 버티고 있다. ▲ 심효덕 할머니의 사방치기 시범 그렇게 많지 않은 자동차들이 가끔은 이곳을 가로질러 가고, 지금처럼 추수철이면 가을걷이 해놓은 나락들을 말리는 데 쓰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녹색지킴이
정선희 <함평 잠월미술관 학예사>
2009.11.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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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영산강은 ‘8경’을 갖지 못했다. 금강, 낙동강 등과 달리 높은 산을 끼고 있지 못해서 빼어난 절경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115Km를 흘러 남도를 휘감아 도는 큰물 ‘영산강’은 한 구비, 한 구비마다 전설을 전하고 절경을 만들어 냈다. 남도인의 젖줄이자 생명수인 ‘영산강’
녹색지킴이
신승수 기자
2009.02.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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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은 밥짓고 밥되는 삶입니다. 제 농사는 밥이 똥이 되고 똥이 밥이 되는 삶 농사입니다. 삶이 농사요 농사가 삶입니다. 그래서 밥과 똥을 한울님으로 모십니다. 어제는 가을 김장, 무, 배추씨를 심고 골마다 여름내 푹 삭혀 놓았던 똥을 살짝 뿌려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라면 또 고랑마다 무, 배추에 닿지 않게 듬뿍 뿌려 줍니다. 똥거름이 얼마나 거름발이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12.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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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름(비료,肥料)이라는 뜻을 사람이 이것저것 섞어서 만든 화학비료나 소똥이나 돼지똥 닭똥을 풀 톱밥 등과 섞어 발효시켜 만든 두엄(퇴비,堆肥)만으로 보지 않고 (물론 두엄은 옛 우리 아버지들이나 지금 유기농을 하시는 분들은 아주 소중한 거름으로 쓰고 계시지만요), 하늘에서 따듯이 내려 쬐는 햇빛님, 부드러운 흙(땅)님, 물님(비님, 이슬님, 안개님까지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11.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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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는 ‘풀님’입니다.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 왜 없겠습니까 만, 아름다운 지구별이 초록녹색인 것은 아마도 ‘풀님’ 들이 계셔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서, 또 산과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수많은 꽃 되고 씨앗 맺는 ‘풀님’ 들의 아름다움에 반해 제가 감히 아내에게 모셔준 이름입니다. &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9.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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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후쿠오까 선생이 하신 방법을 그대로 해볼까 합니다. 우선 가을 벼베기 보름전쯤에 밀보리씨를 벼사이에 뿌립니다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8.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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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구체적으로 땅 갈지 않는 제 벼농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자연농을 하는데 밭농사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는 반면 벼농사만큼은 제일 정성이 많이 가고 어려웠습니다. 또 우리 민족이 쌀이 중요한 먹을거리인지라 벼농사에서 실패하면 밥상의 자족성(自足性)이 이루어지질 않더군요. 제일 처음, 그러니깐 98년 첫해에 승주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연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8.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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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재의 땅갈이 농사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옳으니 그르니 따질만한 과학영농 지식이 저에게는 없어 제 나름대로 땅갈지 않는 까닭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땅은 땅 스스로 간다. 쉽게 이야기해서 땅속에 있는 지렁이, 땅강아지, 두더지,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땅속 생명님들이 우리 모르는새 부지런히 갈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농작물의 뿌리나 풀들의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8.0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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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의 침입에 능동적으로 대처키 위한 수군본부 옛 학교역을 지나서도 10여분이 지나서야 대굴포는 자리 잡고 있었다. 나주의 동강으로 향하는 동강대교 밑으로 흐르는 영산강 지류와 강물에 출렁이는 쪽배 몇 척, 이따금씩 지나치는 모래를 실은 바지선, 끼룩대는 물떼새…. 여느 강변의 정경 같지만 한가롭기만 하다. 함평에서 가장 수려한 강촌 풍경을 지
녹색지킴이
신영호의 문학산책
2007.08.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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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몇가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흔히 ‘농사를 짓는다’ 또는 ‘먹을거리를 만들어낸다(식량을 생산한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말들이 과연 맞는 말일까요? 지금의 농업(농사)은 과학이라는 이름아래 비료와 농약과 비닐과 기계 즉, 석유 에너지가 없으면 한톨의 곡식도 거둘 수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8.0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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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완숙한 때보다 다가오는 때가 제일이라 했다. 새로운 생명이 막 깨어나려는 기분 좋은 예감, 땅 속 깊은 곳부터 가지 끝까지 나무마다 맑은 수액이 차오르는 바로 이때가 바로 봄의 정수이기 때문이다.
녹색지킴이
신영호
2007.07.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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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 결심을 ‘풀’님께서 흔쾌히 함께 해주신 것은 아닙니다 끊임없는 이야기와 토론, 이해와 배려, 서로의 삶에 대한 깊은 믿음, 반드시 대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야 하는 당위성, 그리고 풀님의 맑고 깨끗한 심성과 영혼이 그 갈등을 풀고 지금까지의 삶을 누리게 하였던 것이지요. 사실 그때 저는 자연 속에서 씨뿌리는 삶에 대한 확신이 풀님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7.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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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저희 부부가 자본주의 삶을 버리고 자연의 품안에서 손 놀려 씨 뿌리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참삶인가라는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면서 그 해답을 찾아 살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겨자씨만큼 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고맙기 그지 없겠습니다. 저희 부부는 8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였습니다. 저희 집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7.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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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이름없는 농사꾼입니다. 인류의 기계 물질 문명이 그 어느때 보다도 발달되어 먹고 입고 자는 문제가 참으로 편리한 세상에서 저 같이 어눌하고 부족한 사람이 무엇인가 세상을 향해 말한다는 것이 어리석게 보이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고상하고 뜻깊은 말과 글들이 넘쳐 흐르는 사람 사회에서 저 같이 이름없는 무식한 농사꾼이 무엇인가 글을 쓴다는 것이
녹색지킴이
한 솥밥
2007.07.10 22:26